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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한복판에 이런 한옥 정자가, 그것도 옥상에 있다는 게 신기할 따름이다. 갤러리 겸 카페로 운영하는 조수정 한지그림갤러리는 삼성동의 한 빌딩 12층에 자리해 있다. 조수정 화가가 지난 30년 동안 전통 닥나무에 그린 그림을 감상할 수 있는 갤러리이자 옥상에는 나무로 만든 야외 정자가 있다. 전통 차 세트나 달콤하고 시원한 빙수를 시켜놓고 비단 쿠션에 기대어 희미한 도시 소음을 뒤로한 채 옆에서 돌아가는 물레방아 소리를 들을 수 있다. 아래층에서는 한지에 직접 그림도 그려볼 수 있다.
이태원 메인 길에 있지만, 눈에 잘 띄지 않는 건물의 꼭대기층에 있어 그냥 지나치기 쉽다. 물론 서울 여러 곳에 이미 매장이 있는 빈티지 가구 카페로 알 사람은 다 안다. 계단 언덕을 올라가 안으로 들어서면 비밀스러운 안마당 같은 느낌이 든다. 사방에 높은 벽이 있어 주변 풍경은 내다볼 수 없지만, 햇빛이 잘 들고 평온하고 조용한 분위기라 야외 느낌은 충만하다. 프랑스 제 선반에서 통통한 영국제 가죽 소파까지 세계 곳곳에서 가져온 빈티지 가구로 고풍스러움이 가득하다. 비치해놓은 가구가 팔리는 대로 새로운 가구가 자리를 잡는다. 더운 날에는 시원한 맥주나 레모네이드를 마시기 좋은 곳이다.
드라마 “커피 프린스”의 촬영지로 폭풍 인기를 누렸던 곳이다. 사실 지금도 꾸준히 인기를 얻고 있다. 카페는 내로라하는 풍경을 자랑하는 부암동의 산 모퉁이에 위치해 있다. 산속 맑은 공기를 마시며 저 멀리 있는 인왕산, 북악산 정상, 서울성곽도 한눈에 담을 수 있다. 카페의 옥상 자리는 줄지어 배치해 최적의 조망이 가능하며, 1층 테라스는 음식과 음료를 즐기며 친구들과 대화하기 좋다. 사실대로 말하겠다. 우린 메뉴보다 풍경 보는 생각에 더 들떠 있다고. 자릿값으로 음료만 주문하고 음식은 산 밑에 있는 계열사 치킨집에서 먹자.
6호선 연신내역 3번 출구로 나와 도서관으로 가는 길은 경사가 있어 숨이 절로 가빠진다. 여러 개의 테라스로 구성된 옥상은 도서관의 꽃이라 할 수 있는데, 현대적인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건물은 2001년에 한국건축문화대상을 수상했다. 각 테라스 공간은 초록이 우거진 지붕을 지녔고, 아래에 설치된 벤치는 조용히 앉아 책을 읽거나 소박한 담소를 나누기 제격이다. 아늑한 건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카페처럼 아기자기하지는 않다는 걸 명심할 것. 가공되지 않은 시멘트가 건물 외관을 이루고, 난간 너머에는 불광산과 블럭 같은 낮은 건물들이 켜켜이 쌓여 있어 지구 종말 후의 장면이 연상된다. 보통 가장 낮은 층의 옥상만 열려 있지만, 붐비지 않는 시간에 직원에게 친절히 물어보면 맨 꼭대기층에 올라가 사진을 찍을 수 있다.
디자이너 송자인의 감성을 느낄 수 있는 라이프 편집숍 ‘모 제인 송’ 안에는 그녀의 부티크 숍과 직접 바잉하고 셀렉트한 라이프스타일 소품숍이 함께 있다. 또 아버지로부터 원예를 배운 그녀는 원예 애호가답게 공간 곳곳을 나무와 식물로 푸르게 장식했다. 형형색색의 도구와 용기, 그리고 정원에서 찾을 법한 가드닝 소품까지 널려 있다. 1층에서는 시크하며 동물 실험을 거치지 않은 의류 컬렉션을 들여다볼 수 있으며, 2층 편집숍에서 선물로 적합한 제품 한두 가지를 구입한 후 커피를 주문하고 밝은 야외 테이블에서 햇볕 목욕을 할 수 있는 옥상 정원으로 올라가는 것이 이 집에서의 자연스러운 순서다 (아무도 없으면 해먹 의자 찜하기).
오픈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카페가 인테리어 대행사가 차린 가게라는 걸 알았을 때 옳거니 하고 무릎을 쳤다. 절제된 색감, 여러 스타일의 가구를 적절히 버무린 센스, 그리고 수직 공간을 알차게 활용한 옥상 공간. 기분 좋게 삐그덕거리는 마루 바닥을 걷다 보면 파라솔 그늘이 진 피크닉 테이블이 보이는데, 이곳에서는 아침마다 신선하게 짜 나오는 레모네이드와 ‘여름 라테’ (기다란 잔에 나오는 아포가토 같은 음료)를 편히 즐길 수 있다. 비록 옥상은 4층 건물 위에 있지만, 주변 빌딩이 비교적 낮아 산이 잘 보이고, 햇살도 충분히 들어온다. 자꾸만 늘어나는 서촌의 인파에서 벗어나 주말에 한가로이 숨어갈 수 있는 아지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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