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드라마, 음악 한류에 어어, 최근 한국 출신 커피 전문가들의 해외 활동이 눈부시다. 2015년 라떼아트 세계 챔피언 한국인 칼렙 차(Caleb Cha) 바리스타, 2017년 뉴질랜드 브루어스컵 챔피언 이나라(Nara Lee), 2017년 호주 브루어스컵 최종 라운드 홍찬호(ChanHo Hong)와 같이 커피 분야에서 K-Wave가 화제가 되고 있다. 지금과 같은 한국인 바리스타들의 활약에는 영국 스퀘어마일 로스터 출신으로 영국 국가대표 2회 수상, 세계 대회 2년 연속 파이널 라운드에 빛나는 박상호 바리스타의 덕택이라는 것이 커피인 모두의 공통된 의견이다. 물론 대회 성적이 모든 것을 반영하는 것은 아니지만, 박상호 바리스타의 활약 덕분에 한국 커피인들이 세계 곳곳에서 위상이 올라간 것은 더 이상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다.
올해 2월 박상호 바리스타가 헤드 로스터로 매장을 오픈한 센터커피. 뚝섬에 위치한 이곳은 박상호 바리스타뿐만 아니라 한국 큐그레이더 1세대, 한국 스페셜티 커피 중흥에 기여한 최준호 씨도 함께 하고 있다. 매장은 서울 숲 입구의 개인주택을 리노베이션하여 사용하고 있는데, 1층의 커피바와 2층의 매장으로 넓지 않은 공간이지만, 깔끔하게 인테리어와 함께, 뚝섬역, 서울숲 주변의 멋진 커피집으로 이미 장안에 화제가 되고 있다.
매장의 커피는 에스프레소 머신 음료와 클레버 브루잉이다. 블렌딩 커피는 엘살바도르 파카스 품종과 온두라스 라스버지나스 수세식 게이샤 품종으로 이뤄졌는데, 질감과 향미가 잘 어울리는 커피 블렌딩이다. 특히 인상적인 커피는 브루잉 커피인 ‘산타펠리샤 게이사 K72프로세싱’이었다. 게이샤 커피는 파나마 에스메랄다 농장에서 시작해서 화제가 된 품종으로 자몽과 장미, 초콜릿과 캐러멜의 향미가 잘 융합된 커피다. 가장 아름답고 고급스러운 커피 품종으로 꼽힌다. 커피업계의 로버트 파커에 비견되는 팀 윈들보가 역사상 최초로 100점 만점을 평가하기도 하였고, 어떤 품평관은 커피에서 신의 얼굴을 보았다는 의견을 내어 ‘신의 커피’라고도 불린다. 센터커피의 게이샤는 클레버 추출로 브루잉커피를 제공하는데, K72는 24시간의 내추럴 프로세스와 48시간의 케냐 프로세스를 혼합하여 클린컵 위주에 단맛을 추가한 프로세스이다. 생두의 품질에 비해서 가격은 그렇게 비싼 편은 아니다. 아메리카노는 4천원, 브루잉은 7천원이다.
마지막으로, 일본 피에르 에르메 출신 오오츠카 케츠야, 이민선 파티시에의 메종엠오가 센터커피와 함께 작업을 진행 중이다. 카페 옆의 별도 매장은 메종엠오의 두번 째 브랜드, 아꼬떼뒤파르크다. 그곳에서 빵과 과자류를 센터커피에 사들고와 먹어도 된다. 지금은 피낭시에와 마들렌을 판매 중이다. 오렌지 껍질을 잘 버무려 향기로운 마들렌과 고소한 버터가 풍부하게 들어간 피낭시에는 향미와 질감이 좋아서 향기로운 커피와의 조화가 아름답다. 최근 성수동이 여러모로 뜨겁지만, 이번에는 제대로 된 커피 매장이 들어왔다.
**글쓴이 JB는 미국 스페셜티 커피 협회(SCAA)의 인증을 받은 큐 그레이더(Q-grader)이자 커피 및 여행작가로 활동하며 여러 매체에 커피 관련기고를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