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종일 손님이 가득한 이곳은 그야말로 동네 베이커리의 자존심이다. 빵보다는 케이크의 인기가 훨씬 좋으며 특히 젊은 여자 손님이 많은데, 그 이유는 절묘한 당도 조절에 있다. 일반 케이크보다 달지 않고 재료 본연의 맛을 살려 계속 손이 간다.
다 나 혼자 먹을 거라며 홀케이크를 포장하는 할머니를 보고 주문한 가나슈 얼그레이 역시 그랬다. 동물성 생크림을 사용한 크림에서는 단맛보다는 우유맛이 더 진하게 나고, 초콜릿과 물엿, 버터를 끓여 만든 가나슈조차 초콜릿 맛이 강하지 않다. 그러나 위부터 아래까지 한번에 떠먹으면, 홍차 크림과 바삭한 타르트, 고소한 견과류와 달콤쫄깃한 초콜렛 가나슈의 조화가 느껴진다. 두드러지게 달거나 맛이 튀지 않는 재료로 은은하면서도 풍부한 맛을 내는 파티셰의 기술은 감탄스러울 정도다.
단호박을 직접 퓌레로 만들어 크림과 섞은 단호박 케이크를 비롯해 티라미수, 생크림에 딸기가 박힌 딸기 덕지덕지 케이크 등 크림을 사용한 케이크의 인기가 독보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