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어탕, 말만 들어도 비리고 느끼할 것 같다. 그러나 먹어보지 않은 자여, 입을 다물라. 장어탕을 처음 먹어 본 그 시점을 기준으로 인생을 나눌 수도 있겠다 싶을 정도로 감동적인 맛이다. 비린 맛은 없고, 얼큰하고 시원하고 감칠맛이 나며, 묵직하고 든든하다. 보양식인 장어가 탕 속에서 자신의 뼈와 살과 기를 모두 녹여낸 맛, 대체 뭘 넣고 어떻게 조리했기에 이런 맛이 날까 싶다. 이 집은 나만 알고 싶다. 붐비고 줄 서서 못 먹으면 너무 슬플 것 같지만, 나만 알고 있다는 것이 죄책감이 들 정도로 훌륭한맛이다. 장어탕 뿐 아니라 서대회도 맛있기로 소문이 자자하다. 서대는 여수와 남해 일대에서만 잡히는 물고기다. 신선한 야채와 함께 막걸리를 삭힌 식초와 고추장에 양념해 새콤달콤 상큼하게 먹는다. 장어탕이나 서대회나 서울에서는 쉽게 맛볼 수 없는 음식이라, 더 귀한 집이다. 호방하고 유쾌한 사장이 매주 여수까지 가서 식재료를 공수하는 살뜰하고 성실한 집이다. 주인에게 이것저것 물어보면 재료 이야기, 음식 이야기도 많이 들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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