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프랑스 제과를 배우겠다고 프랑스 제과학교를 들어간 것이 10년 전의 일. 그 후로 지금까지 ‘밀가루와 설탕’은 내 인생에서 뗄래야 뗄 수 없는 애증의 관계로 굳어졌다. 졸업 후 처음 근무했던 빵집에서 3년의 시간을 보내는 동안, 전공이었던 제과를 넘어 ‘빵’이라는 새로운 분야에 눈을 뜨게 된 것. 매일 아침 갓 구워져 나오는 빵들이 뿜어내는 따뜻하고도 풍성한 향기는 물론 갓 나온 바게트가 황금빛의 겉껍질을 ‘타닥 타닥‘ 터뜨리며 내는 화음은 경이로울 정도의 신비함을 갖고 있었다. 그 기쁨을 알게 된 후로, 틈틈이 작은 빵집들을 돌아다니며 빵을 먹어보기 시작했고 SNS를 통해 다양한 정보를 나누며 맛있고, 풍성한 커뮤니티를 만들어가게 되었다.
서울에서 다양한 빵과 디저트를 맛보기 전에 한번쯤은 꼭 방문해보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곳들이 있다. 한국에 빵과 디저트 문화가 유입되면서 지금까지 오랜 시간 동안 자리를 지켜온, 한국의 명장들이 꾸준히 만들고 있는, 즉 ‘클래식’이 무엇인지를 말해주는 5곳의 빵집과 대표 제품을 소개할까 한다.
탄탄한 지반 없이는 나무가 뿌리 깊이 뻗어나갈 수 없는 것처럼 빵과 디저트 역시 ‘클래식한 맛’에 대한 이해 없이 다채로운 맛의 경험을 논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어린 시절의 추억을 떠올리며 사먹을 수 있는 빵들이 꾸준히 발전하며 또 다른 자신만의 색을 가질 수 있으면 좋겠다. 맛은 결국 차근차근 쌓여온 추억이니까.
글 김혜준 (<작은 빵집이 맛있다>의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