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올드문래

4 최대 별점 5개
  • Restaurants | 게스트로펍
  • 영등포구
  • 추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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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me Out 의견

좁은 골목길을 돌면 나타나는 모퉁이에 올드 문래가 숨어 있다. 입구에서 손님을 맞는 꽃은 형형색색으로 흐드러진 모습이 프리다 칼로의 그림 같이 강렬하지만, 아직 감탄하기엔 이르다. 허름한 골목의 정취와는 전혀 다른 실내 분위기에 감탄사가 연신 터진다. 탁 트인 천장은 1930년대의 전형적인 일본 목조가옥 풍이고, 노란 전구가 알알이 박힌 간판은 미국 서부의 한 주점에서 떼어온 것 같다. 시멘트 벽에서 천천히 돌아가는 태엽모양 오브제는 시간도 엿가락처럼 늘어뜨린다. 초록빛 잎이 가득한 화분 사이엔 기계로 만든 큼지막한 예술 작품이 서 있다. 물감이 뒤죽박죽으로 섞였지만, 그 모습이 아름다운 유화를 보는 듯한 매력을 뽐낸다.

재생건축업에 종사하는 주인장은 문래동에서 오래된 기계를 많이 접하면서 기계의 조형적인 아름다움에 주목했다. 그녀는 철강공장이었던 이곳을 사들여 개조하면서,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묻은 공장의 부품을 재활용했다. 한 예로 긴 바 테이블은 30년 넘게 비바람을 맞으며 푸르게 녹꽃이 핀 철판을 사용해 만들었다. 주인장의 손을 거친 고물은 세상에 하나뿐인 예술 작품이 되어 이곳을 수놓는다.

낮엔 카페, 밤에는 펍이지만, 수제맥주 병과 드래프트 맥주용 탭을 보면 알 수 있듯 펍의 성격이 더 강하다. 대기업 주류 브랜드만이 아닌 소규모 주류 업체의 제품도 있다는 사실이 올드 문래답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핸드 앤드 애플의 애플 사이더. 사과 주스를 발효해 만드는 사이더는 달콤하고 사과 향이 강하다. 알코올 도수가 가장 강한 사이더도 12도를 넘지 않으므로 술에 약한 사람들이 마시기 좋다. 사이더를 생산하는 국내업체, 핸드 앤드 애플의 사이더는 톡 쏘고 단맛이 옅어 스파클링 와인 같다. 드래프트 맥주인 파운더스 포터는 거품이 쫀쫀하고 바디감이 가벼우며 떫은 맛보다는 흑맥주 특유의 진한 고소함이 살아 있다. 영국인 손님이 본토보다 더 맛있다고 했다던 자이언트 피시 앤 칩스는 양이 많으니 여럿이 방문했을 때 시켜야 하지만, 주문할 가치가 있다. 감자튀김은 강원도 평창에서 가져온 감자를 매일 아침 얇게 썬 다음 주문이 들어올 때마다 튀겨낸다. 대구의 튀김옷은 물 대신 맥주만 사용하는데, 맥주 속의 이산화탄소가 만든 방울이 터지면서 레이스처럼 바삭한 식감을 낸다.

상세내용

주소
도림로 433-6
영등포구
서울
가격
핸드메이드 나초칩 6000원, 애플사이더 6000원, 파운더스 포터 8000원
운영 시간
평일 12:00~24:00, 금-토요일 12:00~02:00, 일요일 13:00~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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