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구부터 손님을 압도한다. 보양 식당으로 시작했지만 닭볶음탕 맛이 월등해 주 메뉴가 됐다. 유림은 한강을 바라보는 강서구의 증미산 언덕 초입에 불을 밝혔다. 음식점이 있을까 싶을 정도의 외진 곳에 위치해 있지만 사람들은 용케 알고 찾아와 문전성시다.
식당은 신발 벗고 들어가는 방이 칸칸이 나뉘어 일렬로 도열해 있고, 건물 옆으로 비닐을 쳐 간이 테이블을 쭉 늘어 놓았다. 언제 가도 대기 줄이 길지만, 자리에 앉아 주문하면 곧바로 잘 익은 닭볶음탕이 나온다. 새빨갛고 걸쭉한 국물의 닭볶음탕 맛은 전국구 수준이다. 쫄깃하고 탱탱한 토종닭의 식감도 인상적이다. 오래된 식당의 내공이 서슴없이 느껴진다. 이게 다 전라도 출신의 손맛 좋은 사장님이 배합한 황금비율의 양념장과 토종닭만 고집하는 사장님의 근기 때문이다. 이집을 모르고 살아온 세월이 안타까울 정도다.
매운맛, 순한 맛 두 가지가 있는데 되도록이면 순한 맛을 고르는 게 좋겠다. 순한 맛도 많이 매운 편이다. 먹을수록 메워지는데, 이때는 찰밥을 주문하자. 칼칼하고 달큼한 국물로 자극 받은 위를 살살 달래는 느낌이다. 마무리는 역시 볶음밥이다. 미나리와 당근을 가득 넣고 김가루에 참기름을 더해 불판에 눌러 박박 긁어먹노라면, 그저 기쁘고 행복하다. 함께 간 지인과 나눈 마지막 대화는 이렇다. “여기, 자주 오게 될 것 같다.”
글 문유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