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해장

요리는 재료의 구매에서부터 시작된다. 아무리 요리를 못 하는 이라도, 식재료만 잘 고르면 맛의 기본은 낼 수 있다. 중앙해장은 그런 맥락에서 믿음직스러운 식당이다. 36년 동안 전국의 식당에 고기를 납품해온 마장동 중앙축산에서 문을 연 해장국집이기 때문이다. 고기 유통과 소비가 한곳에서 이루어지니, 신선하고 질 좋은 한우 부산물이 해장국에 담겨 나온다. 국내산 한우만 고집하는데, 이외에 쌀이나 고춧가루도 모두 국내산이다. 위치는 사무실이 많은 삼성역 인근이다. 커다란 건물의 1층을 통째로 사용해 테이블이 많음에도 점심시간이면 늘 주변 직장들로 긴 줄이 선다. 올해 초에 문을 열어 분위기는 단정하고 쾌적하다. 중앙해장은 극세사 원단 같은 양(소의 첫 번째 위)과 선지가 듬뿍 들어간 해장국이 기본 메뉴인데, 가장 추천하고 싶은 메뉴는 내장탕이다. 대창, 소창, 홍창 등 질 좋은 내장이 정말 많이 들어 있다. 내장의 질과 양에서 이곳을 따라올 집이 없을 것이다. 밥을 먹지 않고 내장만 건져 먹어도 배가 부를 정도로 양이 많다. 겨자 소스에 고추기름과 고추 절임 등의 양념을 취향대로 섞은 뒤, 여기에 건더기만 찍어 먹어도 맛있다. 술안주로도 좋다. 맑은 국물은 잡내가 없으며 깔끔하고 시원하다. 술 먹은 다음 날은 물론, 술을 먹고 싶은 날, 아니 기운이 없다고 느껴지는 날이면 언제고 생각날 맛이다. 이곳의 곱창전골도 훌륭한데, 단골들은 내장탕을 따로 주문해 내장탕의 건더기를 곱창전골에 넣어 먹는 것을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