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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킨으로 불쇼를 한다? 음식 사진을 찍어 SNS에 올리는 걸 즐기는 사람이라면 꼭 방문해야 할 곳으로 마치 칵테일 불쇼를 하듯 활활 타오르는 치킨을 내놓는다. 가격에 비하면 양은 굉장히 적은 편(둘이 한 마리를 먹기에 턱없이 부족하다)이지만 뜨거운 치킨을 후후 불어가며 먹는 맛이 굉장히 좋다. 양념치킨도 자극적이지 않고 담백해 자꾸 손이 간다. 키치한 감성의 인테리어도 여심을 저격하는 이유 중 하나!
튀김옷만 놓고 보았을 때 이곳을 따라올 집이 없다고 감히 단언한다. 이태원 경리단길을 따라 쭈욱 올라오면 세련된 앞집 옆집과는 다르게 오래돼 보이는 통닭집이 있다. 주인장 부부가 20년 가까이 운영하는 엉터리통닭이다. 내부로 들어서면 인테리어에서는 어떠한 특별함도 찾을 수 없지만, 벽에 붙은 유명인들의 사인에서 왠지모를 ‘포스’가 느껴진다. 메뉴는 프라이드치킨 하나고, 사이드 메뉴도 골뱅이무침이 전부다. ‘양념반 후라이드반’이 허용되지 않지만, 이곳에서는 아쉬울 게 없다. 주문하면 닭을 튀기기 시작해 500CC짜리 잔에 담긴 맥주를 반정도 비웠을 때 비로소 만날 수 있는 프라이드 치킨은 두껍고 바삭바삭한 튀김옷을 입고 있다. 입천장이 까질 것 같은 정도의 바삭함이라고 할까. 이곳에서는 포크도 1인당 하나인데, 튀김이 너무 바삭해 어차피 나중에는 손을 사용해 먹게 된다는 게 주인장의 변이다. 바삭바삭하고 조금은 매콤한 튀김옷에 부드러운 속살까지, 맥주를 절로 부른다. 게다가 ‘통닭집’이 아니라 ‘술집’이라고 주인장이 강력하게 주장하기 때문에 치킨과 음료는 포장만 가능하고, 꼭 술을 시켜야 한다. 사실 이곳은 친절하지 않다. 친절과 불친절을 오간다. 일례로 벽에는 이런 문구가 붙어 있다. “야채, 양념. 추가 비용 받을수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사람들이 꾸준히 발걸음 하니 이런 곳이 진짜 맛집인가 싶다. 튀김옷 부스러기 하나까지 알뜰하게 주워먹고 나면 이런 생각도 든다. 이렇게 만들고 ‘엉터리통닭’이라니, 이처럼 자부심 넘치는 상호명이 또 있을까?
요즘 유행하는 프라이드 치킨의 전신이자 한국식 치킨 요리의 원조라 할 수 있는 ‘통닭’으로 유명한 집이다. 1976년 오픈했으니 어느새 40년이 다 되어간다. 반포치킨의 대표메뉴는 전기구이 마늘치킨. 빙글빙들 돌아가는 뜨거운 전열기에 꽂아 초벌구이를 한 후 통으로 튀겨 내 마늘소스를 올려 내온다. 여기서 포인트는 특제마늘소스다. 마늘향이 나는 가루를 뿌린 여느 마늘 치킨과 달리 다진 마늘을 제대로 올려 그 향이 매우 강렬하다. 때문에 호불호가 갈리기도 하지만 한 번 맛을 들이면 헤어나오기 힘든 중독성이 있다. 튀김옷을 입히지 않고 영계를 사용하는 까닭에 일반 프라이드 치킨에 비해 크기가 훨씬 작다. 한가지 아쉬운 것이 있다면 생맥주가 없다는 점. 맛도 맛이지만, 반포치킨이 유명한 또 다른 이유는 바로 문인들의 사랑방이었다는 것이다. 한국 비평계의 아버지로 불리는 고 김현 선생과 황지우, 이청준 등 소설가들이 즐겨찾는 곳이었다. 김현 선생이 세상을 떠난 후 그의 제자들 역시 이 집을 즐겨찾고 있다고. 오랜 세월의 흔적이 묻어나는 ‘리얼 앤티크’한 인테리어와 ‘크림슾’ ‘비후스텍’ 등 메뉴판 등 살아있는 박물관같은 실내 분위기도 매력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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