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0년대 미국 수영장에서 튀어나온 듯한 파라솔 달린 분홍색 의자와 보라색 꽃으로 뒤덮인 창고, 유니콘 모양의 튜브와 대형 토토로 인형. 상수역 부근 한적한 길에 자리한 컨토이너의 옥상은 그야말로 귀여움으로 가득찬 곳이다. 계절에 따라 옥상을 둘러싼 벽의 색이 바뀌는데, 봄에는 빨주노초로 알록달록했던 것을 얼마전 여름을 앞두고 분홍색과 흰색으로 칠했다. 사시사철 ‘인스타그램 감’이다. 본격적으로 사진을 남기기 위해 찾는 외국인 관광객들이 많다. 보통 카페에서와는 다르게 깜찍한 표정으로 브이 자를 그리며 셔터를 눌러대도 전혀 눈치볼 필요 없다. 다들 토토로 인형을 양팔로 끌어안고, 파스텔색 음료를 손에 들고 연신 사진을 찍는다. 만화 속에서 튀어나온 듯한 나무 사다리와 유니콘 모양의 대형 튜브는 손대면 안되는 장식 같아 보이지만 사실 누구나 위에 앉아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소품.
1층은 완전히 다른 공간이다. 카운터에서부터 <피카추>, <몬스터 주식회사> 등의 캐릭터 피규어가 빼곡히 진열돼 있다. 단골들은 주로 <토이 스토리>와 <팀 버튼의 크리스마스 악몽> 피규어를 수집하는 콜렉터들인데, 피규어 외에도 다양한 캐릭터 인형과 액세서리가 가득해 누구나 하나쯤은 사고싶은 아이템을 발견하게 된다. 빈티지 미키마우스 뱃지를 비롯해 슈프림 티셔츠를 입은 <개구리 커밋> 정품도 이곳에서 살 수 있다. 시리즈로 구비한 <슈퍼 마리오> 피규어는 진정 ‘고퀄’이고, 오아시스의 리암 갤러거도 수집했다는 ‘변태곰’ <테드> 인형도 있다.
이야기 소리보단 ‘까르륵’하는 웃음소리가 공간을 채우는 걸 보면 컨토이너는 딱 어른을 위한 키즈카페다. 하루쯤 무리 지어 ‘덜 큰 어른’이 돼보는 즐거운 경험이 보장된 곳이다. 간판이 건물 높은 부분에 있어 주소만 보고 찾아간다면 조금 헤맬 수 있는데, 만화 <심슨 가족>에 나오는 분홍색 도넛 모양 튜브가 달린 입구를 찾으면 된다. 계단을 따라 올라가면 보이는 피규어 뽑기 기계에서 ‘한판 당기고’ 들어가는 재미도 있다. 단, 안에도 탐나는 아이템이 많기 때문에 ‘탕진잼’은 적당히 즐겨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