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램라운지 앤 바, 프로스트, 비원(B1) 등 이태원을 주름 잡는 외식업체 MYK가 비트윈 자리에 새롭게 피자집을 냈다. 준비 기간만 10개월, 드디어 베일을 벗은 피자 무쪼 (Pizza Muzzo) 는 일단 피자를 이렇게 고급스러운 데서 먹어도 될까 싶을 만큼 분위기가 끝내준다. 베를린과 파리, 코펜하겐 등지의 유럽을 돌며 인테리어 제품을 직접 구입하고, 터키에서 가져온 바닥 타일, 벨기에에서 주문한 샹들리에, 독일에서 가져온 접시 등 유러피언 감성으로 무장했다. 글램의 화려하고 웅장한 인테리어로 주목받은 건축가 김치호 씨가 다시 함께 작업했고, 엔터테이너 기질이 충만한 주인의 감성도 적극 반영됐다. 특히 유럽의 기차역처럼 빈티지하게 꾸며진 야외 펍 공간이 매력적이다(이곳에는 피자를 테이크아웃할 수 있는 무쪼 카사 코너도 있다). 6가지 피자를 나무화덕에서 구워내고, 파스타와 리소토, 라자냐 등 친근한 이탤리언 음식을주메뉴로 구성했다. 이탈리아의 토리노 출신인 크리스티안 가랄레로 셰프가 메인 셰프로 합류한 피자 무쪼는 솔직히 처음 갔을 때는 아직 맛을 더 잡아야 할 시점으로 보였다. 속이 뜨끈해야 할 칼조네는 안이 채 데워지지 않은 느낌이었고, 가지크림이 들어간 봉골레 파스타는 특이한 맛이었지만, 화이트와인 향이 부족하고 올리브오일이 많았다. 열흘 후쯤 다시 음식을 먹으러 갔다. 이번에 시킨 것은 펜네 아라비아타 파스타와 로메오 피자. 펜네 아라비아타의 매콤한 맛과 알맞게 삶은 면이 훌륭했고 소스가 자극적이지 않아 좋았다. 그리고 트러플 크림과 트러플 오일이 들어간 로메오 피자는 정말 맛있었다. 바삭한 도우와 간이 잘 밴 트러플 크림과 파마햄, 그리고 입안 가득 퍼지는 트러플 향이 환상의 궁합을 이루었다. 그랜드 오프닝을 일주일 앞둔 시점이었다. 정식 오픈을 하고 나니, 안정된 맛의 음식을 즐길 수 있게 되었다. 그래서 자주 갈 것이다. 무엇보다 연말에 많아지는 친구 모임이나 데이트 장소로 너무 근사하고 책정된 파스타나 피자의 가격 또한 비싸지 않다. 1만9000원에서 2만2000원까지로 이태원에 있는 여느 파스타집과 가격이 비슷하다. 사람들의 궁금증을 한 몸에 받고 있는 피자 무쪼는 12월의 핫 플레이스로 이미 엔진에 불을 붙인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