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대문역 2번 출구에서 독립문 방향 골목 안으로 5분 정도 걸으면 찾을 수 있는 한옥집. 이곳은 이름 그대로 오래된 한옥집에서 14년째 운영되고 있다. 안으로 들어가면 중앙의 오픈된 공간에서 반찬을 만들어내는 분주한 손길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장 선 날의 전통시장을 닮은 풍경이다. 그 주위로는 여러 개의 방이 끝없이 이어진 듯한 구조로 손님을 맞는다.
이 식당의 대표메뉴인 김치찌개는 냄비 안에 준비된 찌개를 테이블에서 끓이는 방식이다. 한옥집 김치찌개의 국물은 자작한 편이며, 사골 육수의 맛이 진하고, 매운 맛, 신맛, 단맛의 조화가 만족스럽다. 부드러운 돼지고기도 여러 점 들어있으며, 육수는 원할 때마다 무료로 추가할 수 있다. 라면사리도 함께 제공된다. 이 집이 유명한 또 한가지 이유는 김치찜이다. 적당히 익은 묵은지는 깊은 맛을 내면서도 아삭한 식감을 잃지 않았다. 삶은 돼지고기 세 덩어리가 함께 나오는데, 비계를 거의 찾아볼 수 없고 야들야들한 식감이 좋아 다 먹고 나면 아쉬울 정도다(에디터와 같이 느끼는 사람이 많았는지 4000원에 찜고기 추가가 가능한 점이 눈에 띄인다). 묵은지를 먹기 좋게 자른 후 고기 한 점에 감싸 한입에 넣으면 느껴지는 자극적이지 않은 감칠맛에 씹고 있는 중에도 침이 고인다.
사실, 에디터는 저탄수화물 다이어트에 도전하고자 찌개국물과 묵은지만 맛 볼 생각이었다. 그러나 그건, 이 집에서 짓는 밥이 그 자체로 기억에 남을 만한 수준의 맛이라는 것을 몰랐던 때의 다짐일 뿐이다. 한눈에 봐도 깨끗하고 윤기 있는 흰 쌀밥은 고슬고슬하게 지어져 밥알이 살아 있다. 찌개와 함께 먹어도 질퍽하게 느껴지지 않는 이유다. 게다가 무한정으로 제공된다.
한옥집에서는 입소문을 통해 이곳을 찾은 일본 관광객도 많이 찾아볼 수 있지만, 그러한 이유로 서비스가 엉망이 아닐까 하는 걱정은 내려놓아도 된다. 밥과 육수, 반찬 추가는 기본이고, 계산 후에는 직접 끓인 생강차를 권하는 주인의 인심이 화기애애한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