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대 맨해튼의 53번가에서 작은 푸드 카트 하나로 시작해 뉴욕 길거리 음식의 상징이 된 할랄 가이즈. 한국 식도락가들의 기대를 받으며 드디어 이태원에 상륙했다. 서울 1호점으로 문 연 이곳은 푸드 카트가 아닌 레스토랑으로, 현지와 같은 캐주얼한 분위기에 모든 직원은 브랜드의 아이콘이라 할 수 있는 노랑색 유니폼을 입고 친절히 반긴다. 패스트 푸드 콘셉트로, 카운터를 일렬로 거치며 주문을 하는데, 투명창을 통해 보이는 채소 등의 재료가 한눈에도 신선해 보인다. 메뉴는 단순하다. 샌드위치와 플래터(바스마티 라이스와 피타 브레드가 나온다) 중 1가지 스타일을 선택한 후 그 안에 들어가는 고기 혹은 팔라펠(으깬 병아리콩을 튀긴 경단)을 선택하는 것. 고기의 종류는 치킨과 자이로(소고기)인데, 두 가지를 한번에 맛볼 수 있는 콤보를 추천한다. 팔라펠은 기름이 잘 빠져 담백하지만, 식감은 아쉽게도 단순한 편. 하지만 패스트푸드점에서 채식 메뉴를 선택할 수 있다는 건 반가운 일이다. 토마토와 양상추는 취향에 맞게 양을 조절할 수 있고, 그외 토핑(피클, 토마토, 양파, 블랙 올리브, 할라피뇨 등)은 원한다면 유료로 추가할 수 있다. 마지막 단계는 할랄 가이즈 성공 신화의 1등 공신, 소스를 선택하는 것. 직원은 화이트 소스, 핫 소스, 바비큐 소스 중 원하는 것을 묻는데, 고민하지 말고 화이트 소스와 핫 소스, 두 가지를 모두 선택하길 추천한다. 핫 소스는 말 그대로 뜨거운 맛. 할랄 가이즈의 아이콘이라고도 할 수 있는 화이트 소스는 요구르트 베이스의 크리미하고 톡 쏘는 소스로, 차즈키와 비슷한 맛이다(‘마법’이라 불리며 인터넷에서도 몇 년째 그 레시피를 파헤치려는 움직임으로 시끄럽지만, 정확한 실체는 본사 직원을 제외하곤 아무도 모른다. 하지만 수 차례의 맛 검사를 통해 알 수 있는 대략적인 조합을 알려드리자면 마요네즈, 물, 레몬주스, 그리고 캐러웨이와 강황, 카다멈 등의 향신료 조금이다). 양은 모든 메뉴가 넉넉한 편. 디저트로는 달콤한 바클라바가 있다. 맨해튼에서도 푸드 카트에서는 맛볼 수 없고 레스토랑 지점에서만 판매하는 아이템으로, ‘단짠’의 마무리를 장식하기에 알맞다. 할랄 가이즈는 주중에는 밤 10시까지, 주말에는 새벽 3시까지 문을 연다. 이태원에서 심야에 가볍게 배를 채울 식당 하나가 추가된 것이 반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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