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름한 식당의 좌식 식탁에 앉아 먹는 것. 닭볶음탕을 먹는 것엔 그런 맛도 있다. 중림동에 위치한 호수집은 소탈한 분위기에서 배 부른 한끼를 즐길 수 있는 곳이다.
호수집의 닭볶음탕은 닭을 어느 정도 익힌 채로 휴대용 가스 버너에 올려 내온다. 국물이 많이 들어있는 편이라, 자작한 국물을 선호한다면 조금 시간을 두고졸인 후 먹으면 된다. 풍성하게 올려진 깻잎과 느타리 버섯이 시원한 맛을 낸다.
호수집은 이른 점심 시간부터 반주를 곁들이는 이들이 대부분이다. 국물 맛은 단맛이 두드러지고 맵지 않다. 나름의 장점이 될 수 있지만, 에디터에게는 아쉬웠다. 여러 채소로 양념해 감칠맛이 느껴지는 ‘집밥’보다는 있는 재료만을 가지고 끓인 피서지의 한끼를 생각나게 했다. 또 한가지 아쉬웠던 점은 닭고기의 뼈를 거의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작게 잘려 나온다는 것. 아이들을 먹일 때라면 편할 수있겠지만, 닭볶음탕은 어느 정도 ‘뜯는 맛’이 있어야 제맛이지 않나. 큼지막한 토종닭은 어차피 찾아보기 힘들다고 해도 말이다.
그럼에도 에디터는 이곳에서 밥한 그릇을 모두 비웠다. 특징이 없는 만큼 부담 없는 한끼였고, 반찬으로 나온 파김치와 무김치가 훌륭했기 때문이다. 결론은, 함께 가자는 친구가 있다면 굳이 마음을 돌리려 하지는 않겠지만, 일부러 찾아가지는 않을 집이라는 것. 발품까지 팔기에 닭볶음탕은 그리 찾아보기 힘든 음식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