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리단의 가게들은 한 다리 건너 한 곳씩 ‘맛집’(이라고 블로그에 올라오는 곳)인데다가 팝업스토어처럼 생겼다 사라지는 곳이 많다. 더 콜라주는 그렇게 우후죽순 무언가가 동네에 생겨날 때 문을 열었지만 독보적인 존재감을 갖고 있는 가게다. 통유리 인테리어에 넓지 않은 규모라 가게에 들어오지 않고도 대충 뭘 파는 가게인지 파악할 수 있지만 “액자 파는 가게구나”라고 생각하고 그냥 지나친다면 손해다!
숍에는 그래픽 디자이너, 일러스트레이터, 포토그래퍼들의 시각적 작업물이 담긴 포스터, 매거진들이 모여있다. 발가벗은 남녀가 아름다운 호수로 다이빙 하는 사진이나, 이름 모를 식물을 다정하게 하나 하나 그린 일러스트, 수십 개의 브랜드 로고가 일렬로 서있는 포스터까지. 김원선, 나난, 하시시박, 스튜디오 SML과 PLDR 등, 대중에게는 생소할 수 있지만 아는 사람들은 안다는 아티스트의 작업물들을 전시 판매한다. 국내에 존재하는 갤러리 숍의 경우, 유명 작가나 외국 작가의 작품이 대부분이지만, 더 콜라주는 젊으면서도 뛰어난 존재감의 작가들을 선택해서 보여준다.
갤러리는 아니다. 출입하는데 부담을 가질 필요도 없고, 아이폰으로 맘에 드는 사진이나 그림을 찍어갈 수도 있다. 그러나 자꾸 시선이 가는 작품이 있다면 하나 질러보는 건 어떨지? 액자 하나로 평범한 방이 훨씬 근사해질 수 있다는 걸 우리는 모두 알고 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