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이니 한복을 꺼내 입자는 이야기가 아니다. 그런 이야기는 9시 뉴스로 족하다. 대신 <타임아웃 서울>이 주목한 건 요즘 사람들이 평상시에도 입기 시작한 ‘한복스러운’ 스타일이다. 인스타그램에는 한복을 입고 해외 여행을 떠나거나 한옥마을을 누비는 10–20대의 인증샷을 흔히 발견할 수 있다(못 믿겠다면 #hanbok #한복으로 검색해보시라). 직접 만든 한복을 입고 세계 여행을 다녀온 한복여행가 권미루 씨는 한복을 입으면 자신을 사랑해주는 기분이 들어 좋다고 말한다.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패션계도 한복 스타일에 대한 관심이 높다. 크루즈 컬렉션 때문에 방한했던 샤넬의 수장 칼 라거펠트를 비롯해 ‘스타일닷컴’ 같은 해외 패션 매체들은 오히려 우리가 모르던 한복의 아름다움에 감탄사를 쏟아냈다. 그중에서도 ‘차이킴’은 틸다 스윈튼마저 반한 브랜드. ‘차이’ 김영진 디자이너의 세컨드 브랜드인 ‘차이 킴’은 한복에 대한 현대적인 해석을 보여줄 뿐만 아니라 입고 싶은 ‘옷’으로서 한복을 이끌어온 선두주자다. 대표 아이템 중 하나인 철릭 원피스는 무관들의 관복 ‘철릭’을 모티브로 디자인했는데 남성의 한복이었다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로 새롭고 아름답다. 차이킴은 더 이상 일상 한복, 퓨전 한복이라는 이름 안에 갇히기를 거부한다. 대신 한복의 미학적 요소와 정서를 가져온 기성복 브랜드로 봐주길 바란다. 차이킴의 뒤를 이어 여러 브랜드가 사시사철 고를 수 있는 다양한 한복 스타일을 선보이고 있다. 이 옷이 한복 스타일이라는 것보다 더 중요한 점은 내일 당장이라도 사서 입고 싶을 만큼 모던하고 예쁜 ‘한복’이라는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