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식업계의 베테랑이었던 박유진 대표는 플로리스트로서의 삶을 위해 고향인 부산을 떠나 서울로 올라왔다. 대학에서 화훼 조형학 과정을 이수한 후 트레일러에 독특한 자신만의 숍을 꾸몄다. 주변을 지나가던 사람이라면 누구든 한번은 뒤돌아보게 되는, 동화에서 나온 듯한 모습의 캠핑카다. 이름도 ‘꽃을 파는 차’, ‘꽃차(KOTCHA)’다. 외관 때문에 진짜 숍이라는 것을 상상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아직은 많지만, 4개월 전 탄생한 그녀만의 작고 향기로운 공간은 이미 많은 ‘단골 친구’를 불러모았다. 아담하고 아늑한 캠핑카 속은 박 대표의 열정과 실력, 진심을 발휘하는 데 최적의 환경이 됐다. “여자친구분이 리시안셔스를 좋아하시나 봐요.” 그녀는 이곳을 찾은 손님과 친근한 대화를 이어가며 정성스레 꽃다발을 만들어 나간다. 마음을 써 완성한 결과물은 테가 났다.
여러 가지 건강한 생화와 함께, 공간의 한쪽에는 아기자기한 디퓨저도 진열돼 있다. ‘화훼 조형학을 공부하면서 조금씩 취미로 만들었어요. 친구들에게도 나눠주기 시작했는데, 계속 원하는 친구들이 많아서 (웃음) 본격적으로 하게 됐죠.” 꽃집에서 판매하는 것이지만 ‘들러리’ 성격은 아니다. 유해물질 검사를 완료하고, 한눈에도 탐이 나는 유리병에 고급스럽게 담았다. 꽃만 건네기엔 조금 허전하고 선물을 함께 하기엔 부담스러울 수 있는 손님들을 위해 다양한 가격대로 준비했다.
“한국에서 꽃은 특별한 날 선물하는 경우가 많잖아요. 그래서 잘해드리고 싶고… 이 주변엔 학생분들이 많아서 부담 없이 선물하실 수 있도록 합리적인 가격으로 하고 있어요.” 꽃과 참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목소리에서는 강인함이 느껴졌다. 그런 주인의 목표는 꽃차를 사례 삼아 자신과 같이 사업을 계획하는 청년들에게 아이디어와 도움을 주는 것이다. “희망 사항이죠”라며 그녀는 웃었지만, 작은 꽃다발에 넣을 수국 한 송이에도 진심을 담는 손길을 보니 그 꿈은 곧 봄을 맞을 거란 확신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