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곳에 서점이 있는 줄은 몰랐다. 초능력이란 간판만 몇 번 보고 지나쳤을 뿐. 이태원 제일기획 건너편 골목으로 들어가면, 낮에는 서점으로, 밤에는 초능력이란 이름의 바로 운영되는 공간이 나온다. 다시서점은 시와 에세이를 중심으로 판매하는 전문 책방이다. 문학과 지성사, 민음사, 문학동네의 시인선을 비롯하여 독립출판한 시집과 에세이들이 빼곡히 진열되어 있다. 이곳의 주인 김경현씨는 오랫동안 서점을 운영하던 삼촌의 영향으로 자연스럽게 서점을 하게 되었고, 네 권의 시집을 독립출판한 시인이기도 하다. 지금의 자리로 이사를 온 지는 1년 정도 됐다.
분위기는 일반 서점이나 북카페와는 거리가 있다. 빈티지한 조명과 가구는 바와 더 어울리는 분위기이고, 한낮에도 어두컴컴해서 낮술 하기에도 딱 좋다. 낮에는 네 가지의 차와 병맥주를 마실 수 있고, 초능력을 발휘하는 밤에는 와인과 맥주를 마시며 시를 읽을 수 있다. 맥주 메뉴 중에는 ‘은하고원’이란 이름이 눈에 띈다. < 은하철도의 꿈 >( 은하철도999의 원작 소설)을 쓴 작가 미야자와 겐지의 탄생 100주년을 기념해 만든 맥주다. 이곳에서 제일 비싼 맥주였지만, 다시 서점과 왠지 잘 어울리는 에일 맛의 맥주였다. 다시서점은 책방으로도, 바로도 다시 가고 싶은 분위기가 충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