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가장 뜨거운 곳이라 해도 과언이 아닌 익선동이 최근 새로운 공간들로 다시 뜨겁다. 익선동에 소위 ‘핫 플레이스’라 불리는 곳 대부분이 한옥을 개조한 공간이지만, 그 중에서도 특히 한 곳이 유독 지나가는 사람들의 시선을 오랫동안 붙잡는다. 이 곳은 바로 편집숍 ‘더 쉘프’의 첫 번째 플래그십 스토어. 전 세계의 다양한 슈즈 브랜드를 소개하는 편집숍 더 쉘프는 백화점에만 입점해 있다가 익선동에 최초로 단독 매장을 열었다. ‘여긴 뭐하는 곳이야?’라는 말과 함께 호기심 어린 눈으로 매장 앞을 기웃거리다 들어선 사람들을 따라 에디터도 매장 안으로 발을 들였다. 놀랐다. 익선동에 이런 규모는 없었다. 이런 공간도 없었다. 더 쉘프, 이곳으로 인해 익선동이 다시 뜨거워지고 있는 건 분명해 보였다.
한옥, 그리고 널찍한 내부의 선반 위를 가득 채운 스니커즈들. 어울릴 듯 말 듯한 이 둘의 기막힌 앙상블이 더 쉘프의 가장 큰 매력이다. 대표 브랜드는 1911년 이탈리아에서 만들어진 수페르가(Superga)로, 초창기 모습을 그대로 유지한 클래식한 디자인으로 한국에서도 인기가 좋다. 이 밖에 1905년 영국의 작은 작업장에서 태어난 골라(Gola), 스페인의 핸드 메이드 슈즈 브랜드 마이앙스(Maians) 그리고 스페인의 친환경 신발 브랜드인 포토막(Potomac) 등이 있는데, 취급하는 브랜드 모두 현재까지 옛 디자인과 감성을 유지하고 있는 헤리티지 브랜드이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이 브랜드들이 서울의 근대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 익선동과 많이 닮아있다는 점. ‘시간이 지날수록 가치를 더해가는 것’, 더 쉘프가 전개 중인 브랜드의 특성이자 옛 서울의 정취를 간직한 익선동의 매력이다. 더 쉘프는 매 시즌마다 한 가지 주제와 브랜드를 선정해 매장 한 켠에 마련된 쇼케이스를 통해 선보일 예정이다. 백화점 문을 뚫고 그와 어울리는 익선동에 터를 마련한 이곳의 날갯짓이 기대되는 바다.
사람들의 이목을 끄는 한옥 편집숍으로서의 매력과 동시에 휴식 공간으로서의 매력도 뽐낸다. 커피 애호가 에디터의 입맛을 사로잡은 훌륭한 커피는 물론 페로니, 에스트렐라 그리고 기네스 등의 세계 맥주도 즐길 수 있다. 이 맥주들은 더 쉘프의 주력 브랜드 국가인 이탈리아, 스페인, 영국(아일랜드)를 대표하는 주류다. 맥주를 마시며 각 국의 브랜드 스토리를 듣는 재미까지 더했다. 그래도 매력을 못 느끼겠다면, 매장 2층에 있는 루프톱에 올라가 한 눈에 들어오는 익선동 정취를 느껴보자. ‘낮맥’하기에 둘도 없이 좋은 곳이다. 끊이지 않는 매력으로 가득 찬 공간, 들어올 때 읊조렸던 ‘여기는 뭐하는 곳이야?’라는 질문을 옥상에서도 똑같이 하는 당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