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그런 곳이 있어?’ 동대문 완구거리의 존재에 대해 말하면 많은 사람들이 되묻는다. 동묘앞역과 동대문역 사이에 위치한 별볼일 없어 보이는 듯한 한 골목길이 바로 동대문 완구거리다. 1970년대 중반부터 형성된 국내 최대의 완구∙문구 전문 도매시장으로 120여 개의 다양한 문구점이 성업 중이다. ‘초등학생들’사이에서 최신 유행하는 장난감을 비롯해, 추억의 장난감, 구하기 힘든 수입 완구, 노트나 필기류, 실내화 등의 문구 류를 시중보다 최대 50%까지 저렴한 가격에 구매할 수 있어 어린이들과 함께 방문하기 좋은 곳이다.
동대문완구거리를 찾는 사람들의 대부분은 어린아이의 손을 잡고 방문하는 부모들이지만, 드문드문 왠지 이곳과 어울리듯 어울리지 않는 듯한 청년들의 모습도 볼 수 있다. “여기 왜 왔어요?” 에디터의 질문에 “장난감 사러 왔지 왜 왔겠어요.” 라고 심드렁하게 대답하며 구매한 장난감을 보여줬다. 터닝메카드, 변신자동차 또봇 등 영락없는 ‘초딩용’ 장난감임에도 불구하고 천진난만한 표정을 짓던 청년. 동대문완구거리는 이런 장난감 자체를 애정하는 많은 키덜트 청년들이 자주 찾는 곳이다. 시중보다 20% 저렴한 가격으로 정품 레고를 구매할 수 있고, 디즈니, 수퍼마리오, 마블과 디씨코믹스 캐릭터 등 크고 작은 피규어와 장난감도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다. 정품을 모방한 중국산 장난감도 은근 인기가 좋다. 퀄리티는 떨어지지 않으면서 저렴하게 살 수 있어 중국산 제품만 찾는 키덜트도 있을 정도다. 최근 동대문완구거리를 휩쓸고 있는 아이템은 전 세계적으로 학생들과 키덜트 사이에서 최고 장난감으로 등극한 피짓 스피너(Fidget spinner)다. 특별한 기능은 없지만 한 손에 쥐고 돌리기만 하면 되는 손 장난감이다. 집중력 향상에 도움을 준다고 해서 더 인기다. 최근 에디터 손에서도 이 피짓 스피너가 떨어질 줄을 모른다.
동대문완구거리는 문구∙완구 이외에 파티와 등산 용품을 전문적으로 취급하기도 한다. 뽀로로 장난감에 눈 돌아가는 어린 아이부터 순수하게 장난감을 좋아하는 키덜트 족과 등산 장비를 맞추러 온 아저씨들까지, 모든 연령 대가 어우러진 동대문완구거리의 이색 풍경도 또 하나의 볼거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