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왓더북이 처음 오픈했던 2003년 당시, 서울에서는 영어 서적, 특히 영어로 된 신간은 국내에서 만나보기가 어려웠고 자연히 가격도 비싼 편이었다. 때문에 오랜 시간 왓더북을 이용해온 단골 손님들은 이곳이 국내 주요 서점에서 판매하는 외국 서적의 가격 하락을 불러오는 환경을 제시했다는 점을 높이 산다. 왓더북에서는 신간 및 중고서적을 취급하며, 특히 매장 내의 영문 잡지 섹션은 국내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방대한 어린이 서적 규모로도 잘 알려져 있는 왓더북은 여러 국제학교와 제휴하여 정기적으로 북 페어를 개최하기도 한다. 쉽게 원하는 책을 검색할 수 있는 왓더북 웹사이트에서 온라인 주문도 가능하며, 매장에서 수령하거나 집으로 배송받을 수도 있다. 하지만 되도록이면 매장에서 받아갈 것을 권한다. 햇살이 잘 드는 왓더북 매장의 널찍한 서가를 둘러보는 것은 꽤나 즐거운 경험이기 때문이다. 한 가지, 매장 내에 카페가 없다는 점은 조금 아쉽다. 카페가 있었더라면 왓더북에서 좀 더 오래 시간을 보낼 수 있었을 텐데 말이다.
‘페이퍼뮤즈’는 전 세계에서 발행하는 패션, 라이프스타일 매거진을 판매하는 서점이다. 현대인에게 ‘감성+웰빙’ 바람을 불러일으킨 나 독립 잡지로 시작해 호당 2만 부 넘게 발행하고 있는 여행 매거진 은 물론, 한국에서 쉽게 접하기 힘든 , , 과 같은 패션 매거진도 만나볼 수 있다. 패션에 조예가 깊은 전문가가 냈을 법한 이 작은 서점은 전자회사를 다니던 성경원 대표의 작품이다. 학창 시절부터 미국판 를 구해보며 그 안의 모델과 포토그래퍼를 동경하던 그녀는 몇 년간의 회사 생활을 정리하고 가장 좋아하는 일을 하기로 결정했다고. 이곳의 책은 시내 대형서점에 놓인 수입 잡지처럼 랩으로 동여매어 있지 않다. 자유롭게 살펴보고 구매를 결정할 수 있으니 부담 없이 찾아도 좋다.
코발트숍은 오래전부터 취향 있는 사람들의 사랑방 같은 곳이다. 10년 전 문을 연 코발트숍은 당시만 해도 만나기 힘든, 감각 있는 해외 브랜드 제품을 수입하는 것으로 입소문을 타 문화 예술계 종사자가 많이 드나들었다. 하지만 관광지처럼 변해버린 가로수길의 상권 때문에 잠시 숍을 접기도 했다. 그리고 2012년, 코발트숍을 꾸리던 멤버들이 다시 모여 새로운 코발트숍을 열었다. 기존에 운영하던 숍에 카페를 더해 돌아온 것이다. 10년 전이든, 지금이든 인테리어부터 브랜드 선택과 수입, 배경음악 하나까지 스태프들이 좋아하는 것들로 이뤄지는 코발트의 취향에는 깊이가 있다. 특히 코발트숍의 스테디셀러인 모노클, 젠틀우먼 같은 수입 서적은 코발트 카페 한켠에 푸짐하게 쌓여 있어 읽어보고 구매할 수 있어 좋다. 새해를 맞이해 코발트숍에서만 만날 수 있는 일본 브랜드 디브로스(D-Bros)의 달력은 어떨지. 모든 날짜를 쉽게 뜯을 수 있도록 디자인되어, 뜯은 뒤에는 뒷면의 또 다른 디자인이 나타나는 ‘손맛’ 있는 제품.
세로수길 중에서도 조금 더 많이 돌아다닌 사람들이 발견할 수 있는 장소. 초콜릿 전문점 인근에 위치한 이곳은 어른을 위한 선물 같은 공간이다. 푸드, 건축, 사진, 디자인까지 장르를 가리지 않고 다양하게 구비된 수입 서적부터 120년 전 기법을 사용해 만든 아트북 그리고 한정판 피규어들까지. 안목과 취향 있는 어른들이 죽고 못사는 것들만 골라놨다. 이곳을 운영하는 시인 부부 성미정 씨와 배용태 씨는 지금처럼 팝업북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기 전에 (2008)를 쓰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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