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홍색 소품으로 채워진 화장대와 야광 물고기로 빛나는 어항. 상자 가득한 비니 베이비(Beanie Baby) 카드와 바닥에 놓인 은색 미러볼, 케어 베어가 나오는 만화 채널에 고정된 텔레비전. 이 방의 주인은 ‘조디(Jodie)’, 아니 ‘미시(Missy)’라는 애칭을 쓰는 12세 소녀, ‘마리사(Marissa)’ 일 것 같다. 1993년, 전교의 누구나 초대받고 싶어하는 아이의 방에 들어와 있다. 홍대에 자리한 메종드알로하에 들어오니 드는 느낌이다. 창가에는 파스텔 색조의 케어 베어(Care Bears) 인형이 빼곡하고, 플라밍고와 유니콘 튜브가 여기저기 놓여 있다. 선반에는 색색의 트롤 인형 콜렉션과 빈티지 바비 인형이 즐비하다. 숍 한편의 책장은 80년대 후반 미국에서 출간된 빈티지 아동서적으로 채워져있다.
없는 것 빼고 다 파는 것 같은 소품숍. 특징이라면 주인의 취향이 고스란히 담겨서, '세상에 어디서 이런 걸 사왔을까' 싶은 흥미유발의 소품들이 가득하다는 것. 전세계에서 수집해온 빈티지 바비인형, 무민에 등장하는 마녀 엘리샤부터 마녀 배달부 키키, 그리고 어린시절 천국과도 같았던 문방구에서 만지작거렸던 소소한 장난감들, 잡지, LP판, 심지어 리즈 시절의 소피 마르소 사진까지. 이곳에 들어서면 시간과 공간을 넘나들며 눈을 굴리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