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게 귀가한 밤, 엄마는 밥상 위에 항상 조각보를 덮어 놓으셨다. 할머니가 엄마 시집갈 때 주셨다던 조각보였다. 그 조각보가 곱다는 생각을 해본 적은 없다. 집에 놀러 온 외국인 친구가 감탄을 할 때서야 이게 외국인에게는 예뻐 보이나? 싶었다. 눈에 익어서인지, 우리는 한지나 조각보, 자개장처럼 생활에서 흔히 접하는 전통품을 촌스럽다 생각한다. 디자인의 과제 중 하나는 전통 제품이 가진 멋을 유지하면서도 현대적인 감각을 불어넣는 것. 최근 주목 받는 철릭 원피스도 마찬가지다. 한복의 서정성과 고아함은 유지하면서 활동성을 더하고 기성복과 함께 입어도 어울리도록 디자인한 철릭 원피스는 한복의 재해석으로 호평 받았다.
아래 소개할 작품들은 한지나 조각보, 하회탈처럼 익숙해서 특별해 보이지 않는 전통 제품에서 탄생했다. 어떻게 하면 일상 생활 속에서 한국의 아름다움을 알릴 수 있을지 고민한 디자이너들이 창조성을 발휘한 덕분이다. 이들이 디자인한 우산, 커튼, 쟁반, 책 등의 일상 소품은 실용적이고 기발하며 무엇보다 예쁘다. 누구에게, 언제 선물하더라도 환영 받을 소품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