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영화제

서울의 여름밤!

열대야가 다가온다. 8월의 밤을 어떻게 보낼까? 그 어느 계절보다 뜨겁고 시원한 여름 밤. 친구들과 편의점 밖에 앉아 맥주를 한잔할 수도 있 고, 낯선 사람과 끈적이는 밤을 지새울 수도 있다. 한강 다리 밑에 앉아 한밤중에 틀어주는 영화를 보기도 하고, 고궁에서 달빛 산책도 할 수 있는 이곳은 서울. 여름밤을 보내는 신나는 방법들을 소개한다.

광고하는

아저씨 VS 클러버

  • Things to do
아저씨: 쉽게 쉽게 가자
아저씨: 쉽게 쉽게 가자
가끔씩 서울에서 직장인으로 살기 참 힘들 때가 있다–사무실에 하루 종일 틀어박혀 일만 하다 보면 밖에서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것은 그저 귀찮은 일이 되어버린다. 주로 아저씨들의 고충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젊은 세대도 크게 공감하는 부분이다. 퇴근 후 흰 셔츠에 양복바지 입은 회사원들이 옹기종기 모여 앉아 술잔을 기울이며 어른아이가 되어가는 바깥은 서울의 친근한 여름밤 풍경이다. 동네마다 그런 골목이 있다. 을지로 골뱅이 (무침 골목)도 그중 한 곳인데, 많은 사람이 이곳을 찾는 이유는 야외의 플라스틱 의자와 테이블에 앉아 모든 걸 내려놓고 편하게 술을 마실 수 있기 때문이다. 어른들의 밤 놀이터라고나 할까. 종로3가 고기골목도 유명하다. 그중에서도 제주아방 (종로구 돈화문로11다길 10, 02–745–4728)은 다양한 제주산 돼지고기 부위를 제공하는 것으로 손꼽힌다. 고기를 맛나게 먹은 후, 비벼주는 김치볶음밥으로 식사를 마무리하는 것도 역시 필수코스. 여름밤, 밖에서 먹는 장소로는 요즘 편의점 앞도 인기다. 합정동 양화로 6길을 지나다 보면 CU 와 세븐일레븐이 대각선으로 한 블럭 정도 거리에 마주보고 있는데, CU 밖에 텔레비전까지 설치되어 있어 큰 스포츠 경기가 있는 날이면 사람들로 북적인다. 또 세븐일레븐 앞에서는 길거리 공연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이태원 쪽에서는 경리단길 맥파이 바로 옆 우리수퍼가 다양한 종류의 희귀한 세계 맥주를 파는 것으로 유명하지만, 베를린으로 가는 언덕 위에 새로 생긴 GS25 앞은 새로운 핫플레이스다. 녹사평역 사거리가 내려다보이는 야경에 여기 앉아서 술을 마시는 친구들은 하나같이 멋쟁이다. 자,이쯤 되면 플라스틱 의자에 앉아 밖에서 술 마시는 것이 꼭 아저씨 스타일이라고 할 수도 없는 노릇. 서울 사람들 속에는 여름밤 가맥의 피가 진하게 흐른다.
  • Things to do
클러버: 아침까지 달려
클러버: 아침까지 달려
외국 디제이들이 공연하러 왔다가 혀를 내두르고 가는 서울 클러버들의 에너지는 단연 월드챔피언 감이다. 여름이면 클럽의 열기는 더 뜨거워진다. 이 여름, 서울에서 단 한 곳의 클럽만 가야 하는 운명이라면, 선택은 역시 클럽 옥타곤. 베를린의 클럽 베어카인 을 제치고 올해 DJ 매거진의 클럽 톱 100 리스트에서 당당히 6위에 올랐다. 매뉴팩처드 슈퍼스타스(8월 8 일)나 앤드루 라엘(8월 14일) 같은 인기 DJ가 올 때는 기본 입장료가 3만원 정도. 길 맞은편 편의점에서 간단히 소주 한 병 털고 밤 11시 전에 도착하면 1 만원에 들어갈 수도 있다. 요즘 클럽 물은 엘루이가 제일 좋고(희한하게도 여기서 ‘작업’은 많이 안 한다), 제일 수준 높은 VIP룸은 디에이에 있다. 신분증 확인 필수이고, 드레스 코드도 엄격한 편. 남자는 반바지와 샌들, 슬리퍼를 피하는 것이 상식이고, 여자는 신은 힐이 뒤가 안 트인 것인지 꼭 확인할 것. 이태원 쪽 클럽들은 당신이 무엇을 입었는지 신경 쓰는 사람이 훨씬 적다. 이태원에서는 케익샵이 역시 최고지만 클러버들의 연령대가 많이 낮아졌다. 케익샵의 동생뻘쯤 되는 피스틸에서도 좀 더 쿨한 음악과 맛있는 안주를 즐길 수 있다(목요일은 무료 입장). 좀 더 끈적한 댄스타임은 B1 라운지 클럽에서. 홍대에서는 브라운과 버트가 단연 대세다. 베를린의 클럽 같은 버트는 지금 서울에서 제일 괜찮은 일렉트로닉/테크노 클럽. 부비부비는 다른 데서 하시고, 버트에서는 진짜 음악을 느껴볼 것. 자, 이제 해 뜰 때까지 노는 일만 남았다.

솔로 vs 커플

  • Things to do
솔로: 고수의 여름밤
솔로: 고수의 여름밤
갈수록 혼자 밥 먹고 혼자 영화 보고 혼자 노는 사람이 많아졌다. 그것이 더 이상 이상하지 않은 시대다. 혼자 노는 데도 고수가 되어간다. 솔로에게도 물론 여름밤은 온다. 솔로에게 가장 만만한곳은 역시 만화방이지만, 쿰쿰한 예전의 만화방을 떠올리며 짠하게 여긴다면 정중히 사양한다. 만화 카페 휴에는. 만화책의 클래식인 슬램덩크, 인기 웹툰이었던 미생, 이끼, 어벤져스로 유명한 마블 시리즈까지 마음을 설레게 하는 책이 가득이다. 무엇보다 벌집 모양의 공간에 들어가 개인등을 켜고이리저리 뒹굴다 보면 2~3시간은 금방이다. 벌집 자리는 인기가 좋아 오전부터 오후 2시 전 또는 오후 8시 이후에 가야 잡을 수 있다. 유일한 2층 벌집 한 자리는 다른 이의 시선이 잘 닿지 않아 더 비밀스럽지만 여기는 커플에게 양보해주겠다. 다른 공간에는 몸을 감싸는 1인 쿠션이 있다. 쿠션에 몸을 맡기고 있으면 더할 나위 없이 만족스럽다. 더구나 밤 11시부터 다음 날 아침 7시까지 야간 정액제를 이용하면 1만3000원에 이용할 수 있다. 격한 느긋함에 취해 잠깐 잠든다 해도 민망해하지 말자. 자고로 솔로의 여유란 제 맘대로 사는 것 아니겠는가.
  • Things to do
커플: 님도보고 뽕도따고
커플: 님도보고 뽕도따고
함께 운동을 하거나 뭔가 힘든 일을 같이 하면 애정지수는 수직 상승하게 되어 있다. 하지만 열대야가 지배하는 여름밤에 땀 흘리며 운동을 하기에는 체력도 저질이고, 열정도 저질이라면? 함께 몸을 움직이며 놀아도 뽀송뽀송함을 유지할 수 있는 볼링장이 최적이다. 게다가 원피스나 셔츠를 입고 볼링을 치는 연인은 충분히 섹시하다. 재수가 좋아 핀이 많이 넘어가는 날에는 하이파이브를 넘어 포옹까지 자연스럽게 할 수 있다. 홍대의 태화 볼링장은 5시 이후 락 볼링장으로 변하기 때문에 조금 더 트렌디한 느낌을 준다. 어두운 레일에 형광색 공을 굴리면 별똥별처럼 공이 떨어진다. 볼륨 좋은 사운드로 흥을돋우는 클럽 음악이 나와 춤을 춰도 전혀 어색하지 않은 곳이다. 음악에 맞춰 귀여운 커플댄스를 시도하는 것도 재미. 다른 락 볼링장과 다르게 이곳은 착한 가격으로 맥주까지 마실 수 있어 금상첨화. 아, 커플 컬러는 흰색이 좋다. 형광빛으로 발광하는 우리를 보며 솔로들은 부러워할 테지만, 마음껏 염장을 지르시길.

밤은 짧고 할 건 많다

  • Things to do
밤은 짧고 할 건 많다
밤은 짧고 할 건 많다

“잠은 죽어서 자라.” 과격한 표현인가? 놀거리가 배로 많아지는 여름밤 일찍 잠드는 것은 유죄다

추천작
    추천작
    추천작
    광고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