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70-80년대 신발 공장을 ‘반쯤’ 개조한 커피숍은 부서진 벽면조차 ‘멋지다’는 생각이 들게 한다. 아무것도 없을 법한 토정로 거리를 변화시킨 동네 터줏대감. 꾸질꾸질함과 거친 자유로움이 공존하는 외관을 지나 1층에 들어서면 더 이상 작동하지 않는 컨베이어벨트가, 그리고 그 뒤에는 허름한 앞치마를 두르고 커피를 내리는 바리스타가 있다. 핸드드립으로 내린 커피도 좋지만, 가게에 진동하는 커피 향을 진하게 들이켜고 싶다면 그라인더로 바로 갈아 만드는 에스프레소를 추천한다. 고심 끝에 주문을 마치면, 커피를 기다리는 시간만 남는다. 요란하게 흔들리는 진동벨 같은 건 이곳에서 취급하지 않으니까.
Coffee
밤 산책을 나온 동네 주민들과 얼굴 측면으로 인사를 하다 보면 나오는 흰 창고 같은 건물. 밤 늦게까지 노란빛을 내뿜는 이곳은 거대한 유리문을 낑낑대고 밀고 들어가면 1층과 2층을 탁 튼 매장 곳곳에서 커피를 마시는 손님들이 한눈에 들어온다. 솔직히 쿠키나 빵 같은 메뉴는 특별할 게 없지만, 수석 바리스타들이 이름을 걸고 내놓는 핸드드립 블렌드는 믿음직스럽다. 빈 브라더스가 가장 빛을 보는 시간은 북적북적하지만 결코 시끄럽지 않은 밤. 벽이 어둑하게 익으면 그 위에 현란한 비디오를 틀고, 식사 후 커피와 못다 한 대화로 입가심을 하는 낯선 이들의 대화 소리는 빈 브라더스의 분위기를 완성한다.
Eat
Drink
Shop
합정 주민의 동네 자랑
동네 할아버지
“이 동네에 산 지 50년이 넘었다. 오랫동안 수제 신발숍을 운영했지만, 이제는 놀고 먹고 공부하는 백수다(노는 게 일하는 것보다 더 바쁘다). 당인리발전소 거리야 예전과 크게 다를 건 없지만, 요즘 커피를 마시러 온 젊은 친구들이 부쩍 많아졌다. 물론, 우리 같은 늙은이들이 낄 곳은 못 되지만. 눈치도 보이고, 커피값도 너무 비싸다. 그래도 상수동은 다른 번화가에 비해 공기도 좋고, 교통도 편하고, 주변에 주택이 많아 조용해서 좋다. 한강도 바로 옆이라서 자전거를 자주 타고 다닌다.”
제니퍼 코니그(이화여대 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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