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사역부터 현대고등학교까지 쭉 이어진 가로수길은 중국인들까지 사랑하는 ‘명소’가 됐다. 그러나 찾는 사람이 늘어나고 관광지화되면서 메인 거리는 많은 브랜드의 플래그십 스토어나 대형 프랜차이즈 매장으로 바뀌었다. 그럼에도 우리가 이 동네를 천천히 다시 둘러봐야 할 이유는 충분하다. 지금의 가로수길이 있게 한, 그 역사를 만든 이들이 저변에서 그 명맥을 이어가고 있을 뿐만 아니라, 새롭게 발을 들인 젊은이들이 자신들만의 취향을 담은 공간을 꾸리고 있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가로수길 메인 골목 옆으로 나란히 난 양 옆길을 ‘세로수길’이라 부른다. 물론, 가로, 세로 개념처럼 가로수길과 세로수길이 완벽히 분리되는 공간은 아니다. 다만 우리는 가로수길의 상업적인 분위기로부터 자유롭고 개성 강한 가게가 자리 잡고 있는 골목골목을 세로수길이라고 일컬을 뿐. 취향이 고스란히 담긴 브랜드를 모은 편집숍뿐만 아니라, 젊고 잘나가는 브랜드의 플래그십 스토어까지. 취미와 취향이 넘쳐흐르는 이 동네에서 당신 역시 새로운 발견을 할 수 있기를.
두 얼굴의 공간들
취향이 담긴 공간
세로수길에서 만난 사람 : 마이페이버릿 대표 배용태
여기서 언제부터 장사 하셨어요?
10년 전에는 가로수길 메인 거리에 있었어요. 당시만 해도 가게가 다 작았고 사람이 없었어요. 가로수길 띄우려고 애쓰는 사람이 많았고, 2-3년 지나니 스타벅스가 들어오고 활기가 좀 생겼어요. 지금 경리단길처럼 주말에만 북적이고 평일에는 한가했죠. 그러다 4~5년이 지나니까 평일에도 사람이 많아졌고, 대기업에서 운영하는 매장도 들어왔고요. 그래서 5년 전에 이곳으로 옮겼죠.
어떻게 아무것도 없는 신사동에서 시작하게 되셨어요?
결혼 초기에 신사동에 살았어요. 가로수길을 왔다 갔다 해서 익숙했죠. 당시에 운이 좋게 조건도 맞았고. 그래서 계속 여기 있는 거 같아요
어떻게 이런 가게를 만들게 된 거예요?
저 어릴 때는 아예 장난감이 없었죠. 시골이었고요. 그래서인지 제 아이한테 장난감을 사 주겠다는 생각을 할 수 없었어요. 그러다 우연히 3-4살 때 스위스 장난감을 사 줬는데 너무 잘 가지고 놀더라고요. 그래서 그림책 같은 것도 애가 좋아했고요. 그래서 하나하나 해외 회사에 연락하고 수입을 하다 이렇게 된 거죠.
제일 좋아하는 책은?
안 팔렸으면 하는 책은 일단 제가 한 권은 가지고 있죠.(하하) 장난감 중에서도 몇백만원짜리는 팔 수도 없어요. 저기 있는 아톰도 50개 한정인데 50개 중에 10개를 사서 하나는 제가 갖고 나머지는 팔았어요. 그런 게 많아요.
이선영(책방 10년 손님)
메인 거리에 있을 때부터 다녔어요. 당시만 해도 일반 서점에 없는 좋은 책이 많았고요. 지금은 수입 서적이 다른 곳에도 많이 들어와 있지만 저는 여전히 여기가 책방 같은 분위기라 좋아요. 동화책도 좋아하고 디자인 서적도 좋아하고, 사진집도 좋아하는데 고품질의 책을 골고루 갖춰두고 있어요. 사장님이 선택한 책을 믿고, 디자이너들끼리도 ‘이번에 뭘 갖다 놓으셨을까’ 하며 궁금해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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