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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서울시청을 리모델링한 서울도서관은 1층부터 5층까지 같은 모양의 창문이 여럿 있다. 나무로 틀이 짜인 작은 창문은 밖을 내다보기 위한 용도보다 햇빛을 내부로 들이는 역할이 더 커 보인다. 창문을 통해 들어오는 햇빛이 포근한데, 3층 서울자료실의 넓은 소파에 앉아 가만히 보고 있으면 그렇게 평온할 수 없다. 창문 가까이 다가서면 숭례문까지 보인다.
서대문 독립공원 인근에 위치해 마을버스를 타거나 산책로처럼 굽어진 길을 걸어야 비로소 도서관을 만날 수 있다. 3층과 4층의 내부가 연결된 종합자료실은 천장이 높고 전면이 유리로 되어 있다. 도서관 앞 공터의 나무와 도서관과 이웃한 아파트 단지가 보이고, 큰 창을 통해 따뜻한 햇볕이 가득 들어온다. 열람실을 벗어나 인왕산과 서대문형무소가 보이는 4층 휴게실의 전망도 좋다.
한강을 눈앞에 정원처럼 펼쳐놓는다. 한강과 맞닿은 벽에는 모두 창을 내고 좌석으로 둘러쌌다. 2000년 개관할 당시에는 없었던 강변북로도 풍경의 한자리를 차지한다. 한강을 감상할 수 있는 도서관으로 유명하며 서울시에서 건축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도서관동과 문화동이 있으며 사진은 도서관동 4층 종합자료실 창가에서 찍었다.
인왕산 자락에 위치한 한옥 도서관. 한옥으로 만들어진 최초의 공공도서관이다. 고즈넉하고 운치 있어 ‘사색’이라는 단어가 잘 어울린다. 청운공원과 윤동주문학관, 북한산 둘레길이 가까이 있어 걷는 즐거움도 있다. 한옥의 돌담 위에 얹은 기와는 철거된 한옥의 기와 3천여 장을 재사용했다. 푸른 나무로 가득한 숲의 풍경은 이곳이 서울인가 싶게 만든다.
서울도서관(구 서울시청)의 옥상은 피크닉하기 괜찮은 전망을 갖고 있다. 건물의 5층, 중앙에 설치된 통유리 카페를 중심으로 정원이 두 개로 갈라지는 덕분에 두 가지 옥상 전망을 가진다. 한쪽은 아래로 연둣빛 잔디가 가득찬 광장이, 옆으로는 넓은 광화문로가 보이고 멀리까지는 청와대와 북악산까지 보인다. 다른 한쪽의 정원에서는 숭례문과 남산타워가 보인다. 특히 남산타워가 잘 보이는 끄트머리 벤치가 명당이다. 이 옥상정원은 여느 공원처럼 돗자리를 펼치고 본격적인 피크닉을 할 만큼 편안한 분위기는 아니다. 그러나 깔끔하게 정돈된 정원과 벤치, 삼삼오오 앉을 평상이 두루 놓여 있다. 덕분에 평일에는 간편히 스낵을 즐기러 온 근처 회사 직장인이 많고, 주말에는 도서관으로 나들이 나온 가족 방문객이 많다. 서울 도서관의 훌륭한 서고와 서울을 주제로 한 역사 전시등 다양한 볼거리가 있기 때문. 시청이었던 건물의 내외관 또한 다시금 이곳에 들르게 하는 아름다움 중 하나인데, 이곳 도서관뿐만 아니라 서울의 주요 공공기관 옥상에는 대부분 정원이 숨겨져 있다. 점심시간, 쇼핑 중간 브레이크 타임에 가볍게 찾아갈 만한 옥상정원 하나쯤 알아두면 어떨까.
마포구청 꼭대기인 12층에 위치해 전망이 좋다. 규모가 크지 않고 원탁 테이블, 조명, 곳곳의 화분 등이 북카페처럼 아늑한 분위기를 만든다. 전망과 분위기가 좋아 문을 열기 전부터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기다리는 사람이 많다. 특히 창가 자리가 인기로, 자리에 앉으면 시선은 멀리 한강을 가로지르는 성산대교까지 걸쳐진다. 저녁 노을, 야경 등 시간이 늦을수록 풍경이 아름답다.
비영리단체가 운영하는 이노베이터스 라이브러리는 소셜 벤처기업과 청년 벤처기업이 모여 있는 서울숲의 분위기와 ‘서울숲 프로젝트’의 성격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대표 장소 중 하나다. 단어 의미 그대로 혁신가를 위한 도서관을 표방하는 이곳은 책장을 채운 도서가 남다른 곳이다. ‘소셜 네트워킹 시스템’, ‘스타트업’ 등 일반 도서관과 서적 분류 체계가 다르다. 혁신을 꿈꾸는 청년이 읽어야 할 전문 필독서를 비롯해 디자인과 음악, 철학 서적을 갖추고 있다. 도서 공유 커뮤니티를 모토로 삼아 운영하는 공간은 대출, 열람 외에도 관심 분야 종사자들의 소통 장소로 발돋움하고자 다양한 행사를 계획 중이다. 혹시나 혁신, 소셜 벤처 같은 단어가 부담스럽더라도 주저하지 말자. 가벼운 마음으로 책장을 하나 둘 넘기다 보면 스티브 잡스 버금가는 창의력이 분출될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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