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령
PARK JUNG-W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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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약령 시장

서울에서 가장 큰 한약재 유통 전문 시장

광고하는

서울의 엄마들은 환절기가 되면 경동시장(서울 약령시장) 으로 향하곤 했다. 도라지나 마른 대추 등을 사서 자식에게 끓여 먹이기 위해서다. 도라지는 기관지나 비염, 천식에 효과가 좋아 요즘처럼 미세먼지로 고역인 시절에도 보약 중 보약이다. 보혈제로 대표적인 약재는 황기와 당귀, 여름엔 황기를 겨울엔 당귀를 사러 가기도 한다. 발품 팔아 장으로 향하는 엄마들, 물론 부모 세대의 풍경이다. 경동시장의 한약특구는 전국 한약재 거래량의 70% 를 차지할 정도로 규모가 큰 한약재시장이다. 1960 년대부터 형성된 시장이라 역사 또한 오래되었다. 전국 각지의 한의원은 경동시장의 전문 약재상들에게 한약재를 구입하고, 일반 사람들은 계절마다 필요한 약재를 구입하기 위해 시장에 들른다. 그윽한 약재 냄새가 코끝을 스치는 거리를 걷거나 근처 동의보감타워의 한의약박물관을 찾기도 한다. 한글로 쓴 정갈한 입간판이 인상적인 가게들은 보통 한의원을 겸하고 있어 침도 놔주고 약도 달여주는 곳이 많은데 역시 나이 지긋한 이들의 단골 사랑방이다. 많은 이들이 이용하는 경동시장 약재의 전문성과 신뢰도에 관해 한의사들은 과거보다 확실히 좋아졌다고 입을 모은다. 유통기간이나 원산지가 알기 쉽게 표기되어 있고, 농약성분 검출 여부도 확인할 수 있다. 표기 의무를 강화하고 감시도 철저히 한 덕분이다.

서울 약령시장에서 만난 상인

박동석(동서당 한약방)

“흔히 쌍화탕을 감기에 좋은 약으로만 아는데 몸의 기를 다스려 면역력을 강화할 뿐만 아니라, 피로회복, 혈액순환, 어지럼증과 건망증에도 좋습니다. 젊은 사람들은 종편 같은 곳에 소개된 외국 한약재를 주로 찾는데, 요즘은 항산화 작용으로 다이어트에 좋다는 핑거루트, 치아시드, 햄프시드 등을 많이 찾습니다. 우리 것도 좋은 약재가 많은데 조금 아쉽죠. 30년 넘게 이 일을 하다 보니 거짓말 조금 보태어 얼굴만 봐도 몸의 어디가 안 좋은지 느낌이 옵니다. 사실 이곳의 상인 중 2/3가 IMF 외환위기 이후로 사라졌습니다. 손님이 뜸한 요즘, 당시의 시련이 재현되는 게 아닌지 걱정도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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