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수록 혼자 밥 먹고 혼자 영화 보고 혼자 노는 사람이 많아졌다. 그것이 더 이상 이상하지 않은 시대다. 혼자 노는 데도 고수가 되어간다. 솔로에게도 물론 여름밤은 온다. 솔로에게 가장 만만한
곳은 역시 만화방이지만, 쿰쿰한 예전의 만화방을 떠올리며 짠하게 여긴다면 정중히 사양한다. 만화 카페 휴에는. 만화책의 클래식인 슬램덩크, 인기 웹툰이었던 미생, 이끼, 어벤져스로 유명한 마블 시리즈까지 마음을 설레게 하는 책이 가득이다. 무엇보다 벌집 모양의 공간에 들어가 개인등을 켜고
이리저리 뒹굴다 보면 2~3시간은 금방이다. 벌집 자리는 인기가 좋아 오전부터 오후 2시 전 또는 오후 8시 이후에 가야 잡을 수 있다. 유일한 2층 벌집 한 자리는 다른 이의 시선이 잘 닿지 않아 더 비밀스럽지만 여기는 커플에게 양보해주겠다. 다른 공간에는 몸을 감싸는 1인 쿠션이 있다. 쿠션에 몸을 맡기고 있으면 더할 나위 없이 만족스럽다. 더구나 밤 11시부터 다음 날 아침 7시까지 야간 정액제를 이용하면 1만3000원에 이용할 수 있다. 격한 느긋함에 취해 잠깐 잠든다 해도 민망해하지 말자. 자고로 솔로의 여유란 제 맘대로 사는 것 아니겠는가.
혼자 밥 먹는 것은 지금까지 끼니를 때우는 것으로 생각되어왔지만, 즐기러 나온 여름 밤엔 말도 안 되는 얘기다. 강남 오마에는 한우를 아담한 개인 화로에 구워 먹을 수 있는 곳이다. 사실 이곳의 묘는 혼자 먹는 처량함을 고독한 미식가의 의연함으로 바꿔주는 매장 분위기에 있다. 부엌을 향한 바 자리가 길게 있는 것도 한몫한다. 아무래도 힘들겠다 싶으면 스테이크 덮밥도 괜찮은 출발이니 낙담하지 마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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