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언빌리버블!” “저러다 낚싯대가 중간에 끊어지면 무척 속상하겠죠?” 물고기가 그려진 유니폼을 입은 여러 명의 직원들이 연신 추임새를 넣는다. “와” 소리가 절로 나오는 거대한 잉어를 낚고 있는 남자는 조금은 힘겨운 듯 보이지만, 얼굴엔 설렘과 흥분이 가득하다. 카페 안의 모든 사람들은 일제히 그를 주시하며 부러움 섞인 환호를 보낸다. 남자는 잉어와의 힘겨루기에서 이내 질 듯 하더니, 꽤나 긴 ‘밀당’을 끝내고 끝내 잉어를 잡아 올린다. 이건, 올림픽 중계보다 스릴 넘치는 광경이다. 물고기를 저울에 올리자 곧 스크린에 그의 이름과 물고기의 무게가 표시된다. 20kg! 오늘의 1등으로 등극했다. “나도 잡고 싶다!” 하는 소리가 카페 곳곳에서 들리고 사람들은 더욱 바삐 떡밥을 낚시바늘에 꿰기 시작한다. 대학로에 위치한 아빠붕어 낚시카페는 상상보다 더 재미있고 활기차다. 모든 어른들이 어린아이 같은 미소를 감추지 못하는 이런 곳이 서울에, 아니 세상에 몇이나 있을까 싶다. 잘 낚이면 잘 낚이는 대로, 잘 낚이지 않으면 열이 올라 승부욕이 발동한다. 친절하고 유쾌한 직원들은 낚시 방법을 자세히 설명해줄 뿐 아니라 유머 섞인 중계로 낚시를 엔터테인먼트로 승화시킨다(“대단해요! 소물이네요!”라는 멘트로 작은 물고기를 낚고 있던 에디터를 부끄럽게 만들긴 했지만). 서울 한복판에 위치한 카페라 해서 실제 낚시와는 거리가 멀 것이라 생각하면 오산이다. 물고기와 밀당 하는 ‘손맛’에 낚시가 처음인 사람도 한번 시작하면 헤어나기 힘들다. 물고기의 무게와 종류(수조 안에는 가물치, 붕어 등 약 수십 종의 물고기가 헤엄쳐 다닌다)를 포인트로 환산하여 캠핑 랜턴, 라면 한 박스 등의 경품도 준다. 한 켠에는 아메리카노 등의 커피와 음료수, 과자가 준비되어 있는데, 이용료(시간당 1만원)만 지불하면 모두 무료다. 아빠붕어 낚시카페는 추위를 피하는 실내 데이트로도, 친구·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기에도 훌륭한 곳이다. 서울 시내에 이렇게 활동적인 공간이 있다는 게 신기할 정도다. 단돈 1만원에, 평소에는 생각도 없던 낚시를 즐기는 동안 신기하게도 스트레스가 확 풀린다. 안 가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방문한 사람은 없고, 일단 시작하면 4 – 5시간은 가볍게 지나간다. 에디터도 오늘 밤 다시 방문해 대물의 영광을 맛볼 생각에 하루 종일 퇴근을 기다리는 중이다. 다행스럽게도 아빠붕어 낚시카페는 새벽 2시까지 문을 연다. 입질을 기다리며 즐기는 캔맥주(3000원)도 이곳에선 특별한 맛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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