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일부터 토요일까지는 작업실인 이노주단에서 하루 종일 시간을 보낸다. 11시에 출근을 하면 신발을 벗고 대청소를 하거나, 하루를 계획하는 시간을 갖는다. 작업실을 처음 가졌을 때의 애지중지한 마음, 그 초심을 중요시한다. 요일별로 창문을 닦거나, 어느 날은 손으로 바닥을 쓴다. 남자친구는 군대 스타일이라고 말한다.
일하는 날
원서동에는 직장인들이 소소하게 끼니를 때울 수 있는 밥집이 생각보다 없다. 특히 금요일이나 토요일에는 눈이 뒤집힐 만큼 바쁜데, 이런 날에는 5분 내에 걸어갈 수 있는 전다를 애용한다. 매일 새로운 메뉴로 구성되는 도시락은 정말 앉자마자 나온다.
작업실에서 하루를
광장시장에서 원단을 구입해 한복을 만들고, 예약한 손님들을 받는다. 간혹 예약 없이 작업실에 들르는 손님들도 있는데, 그럴 경우 곧바로 예약 날짜를 잡아준다. 옷 작업의 70%는 손바느질이다.
창덕궁 비원은 따로 신청을 해서 들어가야 하는데, 이곳이 창덕궁의 진짜 명소다. 한복 분야의 선생님들께 일이 잘 안 된다고 하소연을 하면, “야, 막걸리 한 병 사서 궁궐 갔다 와. 거기서 얼마나 많은 사람이 살고 죽었겠니”라고 말씀하신다. 마음의 위로를 받기 위해 가기도 하고, 하늘로 솟은 지붕을 보면 마음이 설렌다. 저고리 섶도, 버선 코도 다 같은 모양이니 얼마나 신기한가.
11시부터 8시까지는 절대로 가게 불을 끄지 않는다. 손님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다. 퇴근 후에는 “무한도전” 에 나온 적도 있는, 연남동 감나무골 기사식당에 간다. 어디를 가든 예쁘지 않으면 들어가지 않는데(식당도 디자인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곳은 예외다. 반찬도 푸짐하고 밥도 마음껏 먹을 수 있다.
일요일과 월요일이 주말
그녀의 핫 플레이스는 세브란스 병원
가게를 나가지 않는 날에는 늦게 일어나고, 점심은 남자친구가 일하는 세브란스 병원에서 먹는다. 처음 세브란스 병원을 알게 되었을 때 이곳 근처로 이사를 와야겠다고 생각했다. 입원한 환자가 많아 편의점에서는 트레이닝복 바지와 속옷을 살 수 있고, 암 센터가 들어오면서는 등산복까지 팔기 시작했다. 정말 급하면 장도 본다. 들어가면 모든 게 해결된다.
조세핀 산책은 적어도 한 시간
강아지 세 마리와 고양이들을 키운다. 보스턴테리어인 조세핀은 낮에 산책하는 것을 좋아해, 해가 있을 때 따로 연남공원에서 산책을 시킨다. 내가 줄을 놓치기라도 하면 뒤도 돌아보지 않고 냅다 뛴다. 얼굴은 예쁘지만 실제로는 악마 같은 아이다. 그날 본인이 어떻게 산책을 할지 정하는 것 같다.
시간 날 때는 책 준비
책과 관련한 미팅은 ‘어쩌다 가게’에서 자주 한다. 번잡한 것을 싫어해, 집중이 필요한 미팅을 하기 좋다. 케이크는 피스피스에서, 토스트는 서촌에서, 그리고 커피와 빵은 여의도 롯데캐슬에 있는 브레드 피트에서 가지고 오므로 ‘원스팟 시스템’을 사랑하는 나에게 딱이다(세브란스 병원도 포함이다). 최근에는 스튜디오 근처에 있는 티 뮤지엄을 처음으로 가봤는데, 카페 주인이 옛날 프렌치 아낙 같아 매력적이다. 간판만 예쁘면 더 좋으련만.
다른 크리에이티브들의 주말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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