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역 3번 출구로 나와 언덕을 올라가면 파란 타일로 장식된 이슬람사원(한국이슬람교 서울중앙성원) 입구가 보인다. 이슬람사원 앞에서부터 이어지는 좁은 길. 이곳이 ‘우사단길’로 불리는 용산구 우사단로 10길이다. 이국적인 분위기가 느껴지는 한편, 2003년 뉴타운 재개발 예정 구역으로 묶인 뒤 재개발이 차일피일 미뤄져 80년대 서울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했다. 우사단길은 2014년, 이곳에 자리 잡은 젊은이들이 모여 이슬람사원 앞 계단에서 한 달에 한 번씩 연 벼룩 시장 ‘계단장’이 여러 매체에 소개되면서 알려지기 시작했다. 저렴한 임대료 덕분에 2-3년 전부터 우사단길에서 작업실 겸 가게를 운영하는 20-30대 젊은이들이 늘어났고, 이들이 골목의 활성화를 위해 힘을 합친 것이다. 그러나 골목이 활기를 띠는 것과 별개로 터무니없이 올라가는 임대료 등의 문제로 올해 3월부터는 잠정적 폐지상태였고, 지난해 9월 마지막 계단장이 열렸다. 최근 사람들의 관심에서는 조금 벗어났지만, 우사단길은 지금도 빠르게 변화 중이다. 오래된 가게들 사이사이 시멘트를 덧대거나 화려한 페인트를 칠하는 사람들을 쉽게 만난다. 젊은이들이 취향과 감각으로 꾸민 꽃집과 카페, 가죽 공방, 빈티지 숍 등 이곳을 찾아야 할 이유는 충분하다. 소란스럽지 않은 지금이 우사단길을 가기 가장 좋은 때다.
보고 즐기고 사는 곳
우사단길 끝자락에 위치한 음악공간이다. 개인으로는 국내 최대 규모인 8만 장의 LP 컬렉션을 보유한 박인선이 셀렉트한 중고 LP를 듣고 살 수 있다. 명반으로 꼽히는 국내외 희귀 LP에서부터 대중적으로 친숙한 앨범, 그리고 흔히 접할 수 없는 7인치 LP까지 다양하게 갖췄다. 공간 곳곳에 80년대에 생산한 턴테이블과 붐박스를 전시해놓고 있는데, 이들도 대부분 판매하는 제품이다. 좁은 계단을 지나 2층에 올라가면 LP을 직접 들어볼 수 있는 공간이 나온다. 70년대 만들어진 핸드메이드 턴테이블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을 헤드폰이 아닌 스피커를 통해 공간 전체로 듣는 느낌이 색다르다. 다른 한켠엔 DJ 부스도 있어 주말에 파티가 펼쳐지기도 한다. 아티스트 임수미가 작업한 자유분방한 분위기의 인테리어를 구경하는 재미는 물론 베트남 하노이 스타일의 반미 샌드위치와 에그 커피도 즐길 수 있다. 무엇보다 옥상에서 즐기는 야경이 끝내준다. N서울타워부터 한강까지가 한눈에 들어오는데, 이곳에서 맥주나 와인도 마실 수 있다.
먹고 마시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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