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래동 3가 일대 철공소 지역의 다른 이름이다. 2000년대 초까지만 해도 이곳은 평범한 철강 공단 단지에 지나지 않았다. 2010년 서울문화재단이 예술가를 위해 지은 창작공간, 문래 예술공장을 세우면서 저렴한 임대료와 독특한 분위기에 이끌린 이들이 하나둘씩 둥지를 틀었다. 입구에 벽화가 있는 작은 지역만 문래 창작촌으로 알고 있는 사람이 많은데, 사실 갤러리나 대안 공간, 문래예술공장 같은 공연장은 길을 건너야 보일 만큼 큰 지역을 다 포함한다. 현재 1200여 개의 철공소가 남아 있으며, 약 250여 명의 예술가들이 활동 중이다. 이곳에 처음 주목한 사람들은 홍대 인근에서 작업실을 운영하던 이들이다. 홍대 부근의 임대료가 오르며, 저렴한 문래동의 빈 공장으로 작업실을 옮긴 것. 이후 2016년 영화 < 어벤저스 2 > 촬영지로 등장하면서 더 입소문을 탔다. 골목마다 가죽이나 안경 공방, 개인 아뜰리에와 주문 제작 가구 스튜디오, 소규모 극장과 갤러리는 물론 독립책방도 숨어있다. 가게마다 놓인 문래 창작촌 지도를 따라 동네 이곳저곳에 숨어 있는 아뜰리에와 갤러리, 극장을 찾아가보자.
조선시대에 문래동은 모랫말이라는 뜻의 사천리라 불렸다. 안양천과 도림천, 대방천이 합류하는 곳이라 항상 모래가 가득 쌓여 있었기 때문이다. 1872년에 만들어진 지도인 ‘시흥현자도’에도 있을 만큼 오래된 이 지명은 일제강점기인 1943년에 바뀌었다. 일본기업인 동양이나 종연 등 방적회사들이 이곳에 자리잡자 일본인들은 이곳을 실 잣는 마을, 즉 사옥동이라 했다. 지금 문래동 예술촌이 있는 곳은 원래 방적공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를 위한 기숙사였다. 일정한 간격을 두고 비슷한 높이의 작은 집들이 늘어서 있는 이유는 그래서다. 1960년대에는 청계천 철공소가 이곳에 진출했다. 1980년대까지도 철강공장과 철재상에서 나오는 공장 매연 때문에 서울에서 대기 오염이 가장 심한 곳으로 꼽혔을 정도다. 1990년대부터 값싼 중국산 부품이 시장에 풀리면서 이곳의 철공소도 숫자가 많이 줄었다. 줄긴 했지만, 아직도 평일에는 골목마다 기계 돌리는 소리가 요란하다. 부품을 맞춤 제작하는 ‘가내수공업’ 철공소들이 아직도 많기 때문이다.
젊은 예술가들이 다양한 이유로 여기에 모여 곳곳에 작업실을 만들고 일명 ‘문래 창작촌’을 이루며 문래동은 이목을 끌었다. 일식 가옥의 구조를 가진 건물이 좋다는 이도 있고, 오래된 기계와 나무 자재가 가득한 이곳의 독특한 분위기가 마음에 들었다는 이도 있다. 아뜰리에와 갤러리, 극장이 창작촌뿐 아니라 동네 이곳저곳에 숨어 있는데, 가게마다 놓여있는 문래 창작촌 지도를 보면 위치를 알 수 있다. 이후, 저렴한 임대료와 예술적인 분위기에 매료된 젊은이들이 모여 개성 있는 음식점을 열면서 핫플레이스가 가득한 곳으로 다시 태어난다. 햇빛을 받은 모래밭의 사금파리처럼, 다양한 이유로 모인 청춘들이 문래동 곳곳을 빛낸다. 문래동을 방문해서 꼭 가야할 레스토랑과 카페를 소개한다. 젊음을 먹고 마시며, 예술에 젖을 수 있는 곳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