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함양까지 고속버스를 타면 약 3시간 20분이 걸린다. 열차는 다니지 않으니 다른 선택은 없다. 함양은 경상남도에 있지만 전라북도와도 맞닿아 있다. 함양에 간다고 이야기하면 사람들은 ‘이 친구 고향이 함양이군’ 하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서울을 떠나기 전, 함양에 대해 여행이라는 단어를 끄집어내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나는 함양에 있는 상림에 가고 싶었다. 상림은 1100년 전 사람의 손으로 만든,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인공림이다. 신라시대 최치원이 조성한 곳이다. 지난해 아트와 음악 작업을 함께해온 장민승과 정재일은 이 최초의 인공림인 상림을 관찰하고 기록한 애플리케이션 ‘상림’을 내놨다. 늘 상림에서 ‘상림’을 듣고 싶었던 터라, 나중에 꼭 한번 함양에 가보리라 마음먹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