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이탤리언 음식점은 많지만 한국인의 입맛에 맞게 변형된 곳이 많다. 진짜 이탤리언 음식을 서울에서 먹고 싶다면, 이탤리언의 집에 가는 것만큼 확실한 건 없을터. 에디터는 애니스푼 사이트를 통해 이올란다의 이탈리아 가정식 ‘프라이빗 테이블(Private Table)’을 신청했다. 인원수, 신청 날짜, 신청하는 이유를 적어서 보내면(인원수는 3명 이상부터 신청 가능) 바로 확인 메일을 받을 수 있다. 메일을 받고 사이트에 있는 계좌로 입금하면 예약 완료다. 확정 날짜에 메일로 온 주소로 찾아갔더니 이올란다와 그녀의 남편, 아이 세 명이 우리 일행을 따뜻하게 반겨줬다. 식탁에는 고급스러운 접시가 세팅되어 있었고 우리에게 화이트와인 한 잔을 건네줬다. 이올란다와 그녀의 남편과 함께 먹은 저녁 메뉴는 토마토 부루스케타와 참치가 들어간 파프리카 말이, 고르곤졸라 치즈를 곁들인 주키니 플랜, 파스타 알 아마트리치아나(베이컨과 토마토 소스 파스타), 티라미수, 딸기 초콜릿 타르트와 커피. 이 모든 음식을 3만5000 원이라는 놀라운 가격에 즐겼다. 부루스케타는 흔한 메뉴이지만 이올란다가 전해준 이탈리아 방식대로 빵에 생마늘을 문지르고 올리브 오일, 소금을 뿌린 후 토마토를 올려 먹으니 빵은 바삭하면서 마늘과 토마토의 풍미가 더 살아났다. 에디터에게 제일 인상적이었던 메뉴는 파프리카 말이. 달달한 파프리카와 담백한 참치는 생소한 조합이었지만 놀라울 정도로 잘 어울렸고, 어디서도 경험하지 못한 맛이었다. 파스타와 주키니 플랜도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고 배가 불렀지만 먹음직스러운 초콜릿 타르트와 티라미수도 거절할 수 없었다. 음식도 음식이지만 메뉴에 없던 이올란다와 나눈 대화야말로 돈을 주고 살 수 없는 즐거운 경험이었다.
소셜 다이닝이란? ‘혼밥족(혼자 밥 먹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혼자 먹기 좋은 음식점도 점점 늘어나는 추세이지만, 누군가와 함께 밥을 먹는 것만큼 든든하고 따스한 시간은 없다. 요즘은 각 도시에서 살고 있는 현지인들이 (모르는) 사람들을 초대해 그 나라의 전통 음식과 식문화를 함께 경험하고 공유하는 문화가 생겨났다. 바로 음식계의 ‘에어비앤비’ 라고 불리는 소셜 다이닝 앱, 잇위드(EatWith), 그루퍼(Grouper), 홈다인(HomeDine) 등을 통해서다. 2년 전 한국에서도 ‘애니스푼(Anispoon.com)’이라는 소셜 다이닝 사이트가 ‘한국에서 즐기는, 세계 각국의 진짜 밥’ 이라는 모토로 시작됐다. 노르웨이, 우즈베키스탄, 이탈리아 등에서 서울로 온 주인들이 자신들의 전통 음식과 문화를 나누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 사이트에 들어가 홈셰프와 메뉴, 가격을 찾아보고 현지의 진짜 음식을 만날 수 있다. 집주인이 직접 만들어주는 소셜 다이닝의 가격은 대개 1만6000원에서 3만5000원 정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