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미터 남짓한 거리지만, 역사만큼은 결코 짧지 않다. 이곳은 광복 후 미군의 군화를 수선해 재판매하던 상인들이 형성한 거리다. 서울역 바로 인근에 위치해 유동인구가 많았기 때문에 수요도 많아 짧은 기간 동안 비약적으로 성장했다. 1970년 당시 자장면 값이 50원이었던데 반해 여성 수제화는 9000원 정도였다고 하니 가격이 상당히 비쌌지만, 멋쟁이의 필수품으로 꼽혔다. 신사화와 하이힐 같은 양장 구두도 맞춤으로 제작하지만, 댄스화는 특히 품질이 좋기로 유명하다. 댄스화는 신고 격한 동작을 해야 하므로 발에 꼭 맞아야 하며 오랫동안 신어도 발이 편안해야 한다. 다른 구두와의 가장 큰 차이점은 바로 바닥이다. 댄스화는 바닥에서 잘 미끄러져야 한다. 그렇기에 바닥을 스웨이드 천으로 덧대는데, 이 천의 품질이 매끄러운 춤사위를 좌우한다. 이곳에는 짧게는 5, 6년부터 길게는 10년 넘은 장인들이 있고, 그렇기에 지금도 중장년층 손님이 끊이지 않는다. 주문 제작하는 신사화 한 켤레가 5만원 대라고 하니 가격도 저렴한 편이다.
한국 간판 디자인의 궤적을 더듬을 수 있다는 점에서도 흥미로운 곳이다. 2000년대부터 간판을 제작할 때 유연한 파나플랙스(플랙스라는 천의 일종)와 갈바 스틸을 주로 사용한다. 이곳의 간판은 아크릴류와 비닐계통의 시트지를 주로 사용하여 1970년대에 상인들이 직접 제작했다. 머지않아 박물관에서나 볼 수 있을 수제 간판에는 복고풍의 글자가 빼곡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