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낡고 흉흉한 분위기로 한때는 헐릴 위기에 처했던 세운상가 한구석에 문을 연 서점 200/20. 대림상가와 세운상가에 먼저 문을 연 800/40, 300/20에서 영감을 받아 문을 연 곳으로 보증금 200만원에 월세 20만원이라 200에 20이라는 이름을 지었다. 독립출판물, 인문학 서적, 소설책 등으로 책장을 채웠는데 매년 하나의 주제로 컬렉팅을 한다. 한 달에 한 번 인문학자를 초대하여 이야기를 나누는 ‘어초문답’을 비롯한 다양한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으니 이들의 페이스북(facebook.com/20020page)에서 찾아볼것.
‘누군가 주문한 책’. 만일책방에는 여느 책방에서 볼 수 없는 특별한 코너가 있다. 대형 서점이 주요 지역마다 들어서 있고, 인터넷으로 주문하면 하루 만에 책이 배달되는 세상이지만 대형 서점이 없는 망원동에서는 만일책방 같은 소규모 책방이 톡톡히 역할을 하는 셈. 초반에는 독립출판물 위주로 들였지만 점점 사람들이 찾는 책을 들이다보니, 이제는 철학책과 시집, 만화책이 공존하는 다양한 취향을 지닌 책방이 됐다. 가운데 놓인 큰 테이블과 의자는 동네 주민에게는 사랑방, 외부인들에게는 휴식처 같은 공간이다. 지난 주말 넓디넓은 서점을 헤매다 무엇을 읽을지 고르지 못한 사람이라면 만일책방으로 향하자. 조곤조곤한 말투의 직원과 대화를 나누다보면, 당신이 정말 읽고 싶은 책을 발견할지도.
책과 술이 있는 동네 책방, 그리하여 이름도 ‘퇴근길 책한잔‘이다. 퇴근길 책한잔은 카우치서핑 호스트이자 여행자로 라는 책을 펴낸 김종현 씨가 지난 4월 오픈한 소규모 책방이다. 공연장과 카페를 만들고 싶어 한 주인장이 공연도 열고 술도 판매하는 책방을 만든 것. 에어컨 수리점이 있던 13평의 작은 공간은 책과 선반, 의자로 채웠다. 페인트칠부터 조명과 싱크대 설치까지 김종현 씨의 손을 거치지 않은 게 없다. 판매하는 책도 냉장고를 채운 맥주도 주인의 취향이 한껏 묻어난다. 매주 토요일에는 독립출판물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모임을 진행한다.
엘리베이터 없는 층계를 한참 오르다 지칠 때 즈음 창틀에 놓인 화분이 보인다. 거의 다 왔으니 조금 더 힘을 내라는 표식이다. 알 만한 사람들은 알아서 찾아온다는 옥탑방 서점 유어 마인드. 서점이란 단어로 단정 짓기엔 아쉬운, 21세기형 서점이다. 엘리베이터도 없는 이 곳이 왜 21세기형인지 묻는다면 작은 공간에서 다부지게 여러 것들을 해내는 점이라 답하겠다. 대형 서점에서 보기 힘든 독립 출판물과 디자인 서적을 주로 다루며 독립 제작자들이 소규모로 직접 만드는 문구류와 음반 등도 판매한다. 출판과 각종 페어의 주최 같은 화려한 이력은 굳이 길게 설명하지 않겠다. 단 베스트셀러 코너에 올라가는 책들은 판매하지 않는다. <리딩으로 리드하라> 같은 책은 이곳에서 기대하지 말기를.
해방촌 한적한 골목, 눈을 크게 뜨지 않으면 지나칠 수도 있는 작은 서점. 조그마한 스토리지 북앤필름에는 여행과 사진을 좋아하는 주인의 취향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서점의 이름에서도 느껴지듯, 어느 책방보다 여행 사진집과 사진 관련 제품이 많은 것이 특징이다. 사이사이에 꽂혀있는 근사한 여행 사진집들을 펼쳐보는 동안에 당신은 아마도 당장 서점을 나와 어디론가 떠나고 싶어질지도 모른다. 그러한 당신을 위해 이 친절한 책방은 여행, 사진, 독립출판의 교집합을 찾는데 도움을 주고자 여러 워크숍을 열기도 한다. 영업 시간 이후에 종종 열리는 행사 때문에 서점 영업은 평일 7시까지만 한다.
전직 잡지 에디터였던 김혜미 씨가 아티스트 유승보씨와 함께 이 조그만 서점을 시작한 것은 2014년 중반부터였다. 홍대 남쪽 후미진 곳에 위치한 빨간벽돌 건물 베로니카 이펙트에는 예술서적, 만화소설, 아동서적, 각종 잡지들이 빼곡히 들어차 있다. 매장 내 서적 중 절반은 국내 서적, 나머지 절반은 해외 서적이다. 한쪽에는 엑스맨 만화나 도버 스티커북 시리즈 등 빈티지 아동서적만 모아놓은 코너도 있다(그렇다. 우리가 어린 시절 즐겨보던 책들이 이제는 빈티지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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