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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선동에 위치한 프루스트는 향기 체험 숍 겸 홍차 카페다. 계산대를 기준으로 공간이 둘로 나뉘는데, 한쪽에서는 차를 마실 수 있고 반대쪽에서는 향을 테스트하고 향수, 디퓨저, 캔들 등을 만들어볼 수 있다. 음료 메뉴는 단출하다. 아삼티를 베이스로 한 로열 밀크티와 연유를 넣은 타이 밀크티, 그리고 장미향을 더한 가향차 한 종류가 있다. 그중에서는 로열 밀크티가 가장 인기 있다. 선인장에서 추출한 아가베 시럽으로 당도를 맞춘 게 특징인데, 달지 않고 가볍고 은은하다. 아이스 로열 밀크티는 예쁜 병에 담아 판매해 소유욕을 더욱 자극한다. 냄새를 통해 과거의 일을 떠올리는 프루스트 현상에서 따온 이름답게 이곳의 홍차와 마들렌의 결합한 세트 메뉴도 있다. (프루스트 현상은 주인공이 홍차에 적신 마들렌의 냄새를 맡고 어린 시절을 회상하는 <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에서 유래했다. ) 프루스트는 익선동의 여러 가게가 그러하듯 한옥을 개조해 만들었다. 나무 대문을 지나 안으로 들어서면 자그마한 안뜰과 내부가 보이는 형태다. 기와지붕과 기본 골조는 살리고, 전체적으로 하얀 페인트를 칠한 뒤 유리와 금속장식을 활용해 꾸며 깨끗하고 현대적인 분위기다.
정말 이 좁디좁은 골목길에 커피숍이 있다고? 을지로의 허름한 빌딩들 사이에 숨어 있는 이곳은 일제 강점기 시절의 다방을 모티프로 꾸민 곳으로 문을 열고 들어서면 마치 영화에서 보던 모던 보이, 모던 걸들이 앉아 커피를 마시고 있을 법한 클래식한 분위기다. 걸을 때마다 삐거덕거리는 소리를 내는 나무 바닥을 비롯해 화려하면서도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내는 자개 장식의 카운터 그리고 가스불로 로스팅하는 수동 로스터까지! 마치 타임슬립한 기분이 든다. 한약을 달여내듯 정성스럽게 손으로 내리는 진한 맛의 필터 커피는 이곳의 시그니처 메뉴이니 꼭 마셔볼 것.
담백한 여유가 묻어나는 이곳은 카페를 겸한 디자인 스튜디오. 디자이너인 두 친구가 모여 문을 열었다. 엘리베이터도 없는 오래된 건물이라 5층까지 걸어 올라가야 하고, 화려한 인테리어 요소도 없지만 몽환적인 음악을 들으며 창밖으로 훈련원 공원을 멍하니 바라보다 보면 이상하게도 기분이 차분해진다. 다들 비엔나커피를 마시고 있길래 한 잔 시켜서 마셔봤더니 달콤하면서 부드러운 크림이 맛있어 바닥까지 싹싹 긁어 마셨다. 옥상에 있는 작은 공간에선 신인 작가들의 작품도 전시되고 있으니 놓치지 말 것!
2002년 서울대 앞에서 시작했고, 2013년 이곳에 다시 자리를 잡았다. ‘재료미학’을 철학으로 생두의 선택에서부터 직접 만드는 캐러멜 소스까지, 좋은 재료를 사용하려는 기본에 충실한 곳. 한 잔에 2만원을 호가하는 보기 드문 스페셜티 커피를 소개할 뿐만 아니라 직접 블렌딩한 차와 매장에서 만든 케이크도 있다.
나무사이로와 함께 인디 스페셜티 커피업계의 3대 로스터로 꼽힌다. 커피의 향미를 활용하는 약배전의 성향과, 단맛을 강조하는 중배전의 성향을 골고루 표현하고 있다. 아직 한국에 스페셜티 커피가 잘 알려지지 않은 시절 처음 문을 열었다. 커피농장과 직거래를 통해 한국 스페셜티 커피업계에서 선구자 역할을 하는 곳. 작년 11월 선유도로 확장 이전했다. 로스팅 머신을 프로밧으로 바꾸면서 결과물이 더 좋아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직거래 농장과의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원두의 생산방식까지 꼼꼼하게 관리한다.
테라로사는 강릉이 고향이다. 지난 2002년 문을 연 커피공장은 원래 B2B를 염두에 두고 만들었지만 커피 맛이 입소문을 타면서 강릉, 서울, 경기, 부산, 제주까지 분점을 늘린 전국구 카페로 성장했다. 스페셜티 커피가 지닌 다채로운 향미를 풍부하게 표현하기 위해 약배전과 약중배전 정도로 로스팅을 하는 것이 특징인데, 생두에 따라 로스팅 정도는 조금씩 다르다. 테라로사 커피 광화문점은 2013년 11월 중학동 더케이트윈타워 B동에 문을 열었다. 탁 트인 넓은 공간은 점심시간 많은 손님이 한꺼번에 몰려도 여유가 있는 편이다. 드립 커피와 에스프레소 메뉴,신선한 과일주스 등 다양한 메뉴들을 갖췄다. 이른 아침 7시 30분부터는 베이커리가 구워져 나오기 시작하고 오전 11시부터는 브런치 메뉴를 즐길 수 있다.
“사람들이 찾아와서 이 거리를 느꼈으면 좋겠는데, 그러려면 앉아서 머물고 즐길 거리가 필요하잖아요.” 익동다방은 익선동이 좋아서 뭉친 6명이 ‘익선다다’라는 법인을 세우고 투자를 받아 만든 공간이다. 골목에서 다시 안쪽 골목으로 들어가야 제 모습을 다 보여주는 익동다방은 한옥의 느낌을 그대로 담고 있으면서도 모던하다. 커피를 대하는 방식은 동네와 닮았다. 에스프레소 머신을 ‘거부’하고 드립으로 커피를 내리며 손으로 프렌치 프레스를 70번씩 쳐서 우유 거품을 만든다. 커피를 주문하면 5분 이상 기다려야 하지만, 이곳에선 기다림이 지루하지 않다.
런던에서 오랫동안 사진작가로 활동하다 서울로 돌아온 루이스 박(Louis Park)이 종로구 익선동에 새로 만든 카페 겸 바다. 오래된 한옥을 개조하면서 그가 가진 작가로서의 감성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오래된 기와로 한쪽 내벽을 쌓았고, 꽃무늬 방석과 자개로 만든 앉은뱅이 식탁들이 유럽의 가구들과 함께 자리해 있다. 빈티지와 식물에 유난히 큰 애정을 가지고 있는 루이스의 손길을 구석구석에서 발견할 수 있고 젊은 작가들이 협업한 작품들도 가구로 둔갑해 있다. 버터와 잼과 올리브를 따뜻하게 데운 크로아상과 내는 단촐한 메뉴들은 별로 특별할 게 없어 보이지만 손이 끊이지 않고 간다. 낮에는 카페로, 밤에는 바로 운영되며, 식물 안쪽에 건강한 피자를 선보이는 피자 바도 새로 문을 열었다. 익선동 이름을 알린 곳이다.
원서동에 터를 잡은 지 햇수로 7년, 동네 사랑방 역할을 톡톡히 한다. 이곳에서는 모든 게 느리게 흘러가는지 의자나 테이블 등에서 7년의 시간이 느껴지지 않는다. 비 오는 날 풍경이 가장 좋다는 주인장의 마음과 통했는지 비가 오는 날에 손님도 가장 많다고. 아담한 주변의 공방과 숍에 비해 드넓은 공간을 자랑하며, 한 달에 한 번씩 원하는 사람에게 카페를 전시 공간으로 빌려준다. 하지만 올해에는 건축사진작가 황효철이 방방곡곡 돌아다니면서 촬영한 구축물(건물이나 의자 등) 사진이 일년 내내 자리를 지킨다. 대추잼을 넣은 대추라테가 추천 메뉴.
핸드메이드'가 이 가게의 특징이다. 커피의 자연스러운 맛을 살리기 위해 숯불을 이용한 로스터를 쓰는데 주인장이 직접 만든 자작품이다. 스페셜티 위주로 볶아내는 커피는 생두의 상태와 주인장의 감에 따라 로스팅의 강도가 바뀐다. 핸드드립 커피를 전면에 내세우지만 카페라테 등 에스프레소 베리에이션 메뉴의 맛도 훌륭하다. 커피만 마시기 심심하다면 매장에서 직접 구워내는 특제 꿀호떡을 곁들이면 된다. 30년쯤 시간을 거슬러 올라간 인테리어 역시 주인이 한 달동안 직접 작업해 완성했다. 주말보다는 햇살 좋은 평일 오후에 방문해야 이 가게의 매력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 야외에도 자리가 마련되어 있어 흡연자들에게 사랑받는다. 서촌에서 드물게 주차장이 확보되어 있다는 것도 커다란 장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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